본문 바로가기
영화이론공부

[힐링 영화추천 ] 나를 찾아 떠나는 영화들, 힐링영화 3편

by 창조하는 인간 2022. 3. 10.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밖으로 나가고는 싶은데,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 자유롭지 못한 채로 또 한 번의 봄을 맞이하게 되었다. 봄꽃이 예쁜 영화들은 나중에 모아서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일에 찌들고, 사람에 치이며 고통받는 마음을 치유해주는 영화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잔잔하기도 해서 어쩌면 숙면을 도와줄지도..

 

  1.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2011, 카메론 크로우 감독) 
  2. 와일드 (Wild, 2014, 장 마크 발레 감독)
  3. 나의 산티아고 (I'm Off Then, 2015, 줄리아 폰 하인츠 감독) 

 

1.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포스터

 

동물원을 산 남자

 

아내를 잃은 남자, 아이들과 서먹한 사이. 주위에서는 새 출발을 하라고 이야기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칼럼을 쓰는 그는 글을 쓸 소재를 논하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버린다.  아들은 세 번이나 정학을 당하게 되고, 마지막 네 번째에는 아이가 그린 잔인한 그림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다. 아이들을 위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주인공은 이사를 결심한다. 새로운 곳, 자연이 있는 곳을 찾다가 동물원을 사버린다. 도심에서는 원하는 집을 찾을 수 없어서 어린 딸이 추려준 집 중에서 22000평이나 되는 땅을 보러 가게 되는데, 그게 동물원이 껴있는 집이었던 것. 동물을 계속 돌보는 것이 조건으로 되어있어서 그는 사업상 목적으로도 동물원이 좋았다. 아들은 반대했지만 이미 퇴학을 당한 상태라 할 말이 없었다.  

 

왜 안돼?

 

얼떨결에 오너가 된 동물원에 와보니 목소리가 매력적인 요한슨 언니가 사육사라니. 그보다도 동물들의 연기가 깨알 같다. Why not? 왜 돈 안 되는 동물원을 샀냐고 장황하게 물어보는 요한슨 언니의 물음에 무심하게 내뱉은 대답. 동물원을 사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구나.. 공사할 곳이 많아 들어갈 돈이 만만치 않은데 이를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하기보다는 일단은 다 저지르고 본다. 깐깐한 감시관이 와서 안전검사 전에 쑥대밭을 만들어 두는데, 돈이 문제다. 근데 이 영화에서 돈은 별게 아닌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물론, 화가 나는 상황에 분노를 표현하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중 한장면

꿈에 돈은 많이 들지만 이루어졌다.

지구 상에서 가장 강한 동물은 곰인데, 곰이 탈출하여 또 한 번의 지출이.. 곰과 주인공의 투샷보다 곰 탈출에 따른 비용 지출이 훨씬 더 끔찍한 상황이다. 직원들도 이미 잔고에 대해 아는 상황이라 또다시 동물원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남긴 돈으로 모든 위기를 극복해내는 주인공. 편하게 사는 길이 있는데...! 동물원을 택한다. 어쩐지 돈걱정이 안 되더라고.. 호랑이를 안락사시키는 문제로 갈등을 겪긴 하지만,, 사실 이 장면을 볼 때 많이 고민됐다. 고통을 없애주려면 안락사를 시켜야 하는데, 멀쩡히 살아있는 호랑이를 죽이자니 할 짓이 못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들은 엄마의 부재로 비뚤어질 만큼 비뚤어져있고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아들이 도와주길 바라는데, 아들은 조금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감독이 제리 맥과이어를 연출했던 만큼, 감정의 호소력만큼은 제대로 포착한 듯하다. 호랑이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풀어가는데, 아들은 엽기적인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예술가로서 재능이 출중한 상황이었다. 호랑이는 결국 안락사... ㅠ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데...

그 모든 난관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동물원은 당연히 성공적으로 오픈하게 된다.

 

 

 

 

2. 와일드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와일드 포스터

 

 

 

인물의 각성

셰릴 스트레이드는 어머니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해, 결혼을 했는데도 난잡한 생활에 마약에까지 손을 대다 결국 이혼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패대기 치다 못해 아주 지근지근 밟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모습을 찾으러 PCT 태평양 따라 걷는 코스 종주를 시작한다. 한때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성실하게 살아갈 앞날을 기대했지만, 어머니의 병사로 그 모든 희망이 꺾였다 생각했던 그녀였기에 방탕했던 것이다. 어머니는 평생 누군가의 아내로, 엄마로 살다 갔다. 갑작스레 닥친 병마에 그동안 자신은 단 한순간도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살아본 적이 없었다는 고백을 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딸은 죄책감이 밀려왔다. 술주정뱅이에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의 불행한 결혼생활, 그렇지만 누구보다 긍정적이었고 자신과 남동생을 바르게 키우려고 했던 어머니.. 그런 존재의 부재라고 하면 나 역시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긴 하다. 어머니 역에는 로라 던이 나왔는데 역시 믿보배. 망가질 대로 망가졌을 때,, 이래선 안된다고 생각한 것도 어린 시절 어머니의 애정 어린 훈육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길로 고른 것이 4,285km를 걷는 태평양을 따라 나있는 서해안 산맥 종주 코스였다.

 

와일드 촬영현장

 

와일드 중 한장면

깨달음의 여행

오직 두 발로만 걸어야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다고 한들 힘이 들터인데.. 하필 사이즈가 맞지 않는 신발로 인해 발톱을 떼어내는 고통을 겪기도 하고, 화가 끝까지 차올라 소리쳐보지만 누가 대신 해결해 주지 않는다. 낯선이 들을 경계해야 하고, 자기 몸보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걸어야 한다. 걸을수록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넘으면 더 큰 고난이 기다리는 여정인데도 그녀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이 영화는 셰릴 스트레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을 맡아 만들어진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로드무비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인적이 드문 길이 많다. 매우 고생스러운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자연 풍경을 보고 있자면 힐링이 되는 순간이 있어서 새삼 자연의 위대함에 대해 깨닫는다. 성취감도 있어 보인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되어도 극복해 나갈 에너지를 끌어내게 된다. 야생에서 텐트를 치고, 밥을 해 먹으면서4000km가 넘는 길을 걷는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목표지점이 정해져 있는 이상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걸어 나간다.

 

 

 

 

 

3. 나의 산티아고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나의 산티아고 포스터

 

순례란?

종교적 의무 또는 신앙 고취의 목적으로 하는 여행을 말한다 (위키백과), 

영화에서 말하는 순례란 761km가 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 종종 성지순례라는 말로도 불리는데, 성지를 차례로 찾아가 참배를 하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으로도 유명하다. 인터넷에서 예견했던 댓글이나 글을 다시 찾아가는 것 또한 성지순례로 불리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

코미디언 하페 케르켈링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800km를 걸었던 42일간의 순례길을 촬영했다. 하페 케르켈링이 쓴 에세이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를 바탕으로 했는데, 코미디언이 직업인 주인공이지만 무대 위에서 과로로 쓰러진 뒤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기로 결심한다.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데, 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냐며 의심을 한가득 품고 성지순례에 나선다.

 

나의 산티아고 중 한장면

 

로드무비 형식

하페는 끝까지 갈 생각도 없었고, 중간에 힘들 때마다 호텔, 모텔 다니면서 생각보다 덜 힘들어 보이는 길로 종주를 했다. 만나는 인물들도 많았고, 저마다 각자의 신념과 이유로 성지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었다. 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품고 길을 나서게 된 하페였지만 결국 그도 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신을 찾아다닌 셈이 되었고, 만나게 되었다.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로 그가 가는 길을 카메라도 따라다닌다. 흔들리는 카메라의 자연스러움이 화면을 꾸미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험준한 날씨와 열악한 환경에도 계속해서 걷는데, 솔직하게 내뱉어지는 내레이션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성장하는 주인공

성지순례라고 부르고 곧 나를 찾는 여행이라고 쓰면 좋겠다. 떠나야 알게 된다.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하페도 누군가와 함께 하고픈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 같은 것을 점점 걷어나가고 있었다. 여러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한번 정도는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도 800km는 조금 겁이 나지만서도... 다행히 이 영화는 그런 장면이 안 나왔지만, 간혹 순례를 하는 목적이 다른 경우도 있음을 영화에서 대사로 잘 알 수가 있는데, 왜 주인공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는지, 마지막에  알게 되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