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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론공부

[ 영화추천 ] 퀴어영화 , 어디까지 봤니? (2)

by 창조하는 인간 2022. 1. 28.

 

지난번 리스트에 이어 계속...

 

6. 예스 오어 노 (Yes or No, 2010, 사라사와디 윙솜펫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

  • 현재 멤버십으로 이용중인 OTT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체크해 놓았으니 참고해 주세용!
  • (유)라고 되어있는 것은, 멤버십임에도 개별구매를 해서 보아야 하는 영화라는 뜻입니다! 



영화 예스 오어 노 포스터

 

 

 

아시아 쪽에서는 나름 유명한 영화.
배우들의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내용이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태국어의 하이톤이 익숙하지 않았던터라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는데,
적응하다 보면 괜찮아진다.

약칭 "아옴" 이라고 불리는 배우는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에 종종 출연했고,
주로 송혜교가 맡았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두 주인공 다 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인데
이 영화가 큰 역할을 한 듯하다.

이매진미앤유 못지않은 판타지 짙은 영화 같지만,
워낙 개방적인(?) 이미지의 태국이라
이런 일 저런 일이 마구 일어나도 괜찮을 것만 같았다.

여기서도 멋진 남자 친구가 등장하는데,
역시나 주인공의 마음은 정해져 있으므로.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역경이 있으나
헤쳐나가기로 굳게 결심하므로.

농업, 수산업, 임업 등 태국의 주요 산업에 대한
교육과정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깔끔한 농경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들의 친구들도 참 특이했는데,
결국은 주인공 커플이 더 돋보일 수 있는 장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7. 가장 따뜻한 색 블루 (Blue is the Warmest Color, 2013,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중 따뜻했던 한장면

 

논란의 영화.
그와중에 배우들의 열연은 돋보인다.
극장에서 본 것은 아니었고, 과한 노출씬에 적잖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노출이 심하다는 것만 알고서도 영화를 보기가 참 꺼려졌는데,
막상 보니 눈이 뒤집... ㅋㅋㅋ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중 남자친구를 차버린 어느 봄날

 

어쩌다 멜로, 로맨스 영화들을 선정하여 리스트도 짜 보고
소개글도 써보고는 있지만,
사실 즐겨 보는 장르는 아니었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커플들이 대부분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영화에서 다룬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생략의 미학도 조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상상할 수 있게끔..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점에 있어서 너무 지나치게 과하게 다 보여줬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중 한장면



대략적인 스포는 접은글 참고

더보기

보편적인 로맨스의 흐름인

우연한 만남 - 빈번한 우연 - 수줍은 고백 - 사랑하는 나날들 - 흔들리는 시간 - 외도 - 파국 - 후회

의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과정이 현실적인데.. 뭔가 주인공의 감정 변화가 이해는 잘 안 되는..

문화가 달라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방황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인가 싶었는데

잠깐 외도를 하는 것을 보고,

순간의 달콤함만을 추구했던 것이었는지 알 수가 없게 됐다.

물론, 그게 현실의 사랑이라는 것도 이해는 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는 TV프로그램에는

부부, 커플의 외도를 다루는 것들이 있다.

욕을 그렇게 하면서도 보게 되는 마성의 프로그램들.

사랑의 현실성, 변덕스러움 등을 모조리 담고 있어서

나는 즐겨 보지 않는데, 그런 나의 취향이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시니컬하게 만든 듯.

 

이 영화에서도 현실성과 변덕스러움을 콕 찝어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아무래도 남녀라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랑을 해야만 할 것 같은데,

여여 커플로 살아가려니 흔들리는 건가 싶고,

이해를 해보려고 했다.

남녀 커플이어도 외도를 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내가 동양인이어서 그런지.. 나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여여 커플로 거듭나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 선택이 정말 신중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생 행복하게 살거나 (헤어질 수도 있겠지만),

만에 하나 일반적인 삶으로 돌아가고자 (ex. 남성과의 결혼을 위해)

다시 그 선택을 번복하게 됐을 때는

결코 뒤를 돌아다보지 않거나,

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영화 속 주인공은 안 그랬다.

바로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고

다시 되돌아갔지만, 이미 상대방은 마음의 상처...

이별의 아픔이나 슬픔이 그냥 몹시 씁쓸했다며...

그래서 위로를 해줄 수도 없는 그런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마음이 변하는 건 막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현재 진행형인 사랑 앞에서 외도는 하지 말자.

다 끝내고 깔끔하게. ㅋㅋㅋ.

여자 친구 하고 사귀다가 헤어지고, 남자 친구를 만나는 건 이해가 되지만,

여자 친구를 만나고 있는데, 남자 친구도 만나는 건

참 이해하기 어렵...

나로선 그 심리를 따라가기 어려운 영화였다.

 

사랑에서 낭만을 빼고 현실만 남겨 놓은,

스파게티 먹방만 뇌리에 박혀버린 영화.







8. 캐롤 (Carol, 2015, 토드 헤인즈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캐롤 중 한장면

개봉 당시부터 최고의 레즈 영화로 손꼽혔던 영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는 영화다.
마지막 아이컨택 장면에서 심쿵했던 건 사실이지만...
미세하게 흔들리는 카메라의 무빙과
그런 카메라를 지긋이 응시하는 캐롤의 모습에서
뭔가 아이컨택당했다며 매료됐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까 마치 배우의 매력에 의존하여 개연성을 만들어 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때 반했던 걸까?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경위에 대해서는
여느 로맨스물과 다르지 않게 그냥 우연히.
서로의 프레임 안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다만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남자 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마음이 온전히 떠나버렸다는 것.
처음부터 캐롤을 보고 반한 건가 생각이 될 정도였다.
이 부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니 다시 보는 게 좋겠다.

캐롤은 이해가 쉽게 되는 캐릭터였다.
원래 레즈비언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연인이 있었고.
물론, 전 연인과 친구처럼 아주 잘 지내는 것이...;;
캐롤의 남편은 외적으로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지만
끊임없이 캐롤을 구속하고 억압하려는 게 보여서 참 불편했다.
이게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
남성을 한심하게 묘사하고 있다.
빨리 잘못된 걸 깨닫고 개과천선하길 빌어줬으나... 실패.

여여 커플로 거듭나기 위한 역경에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여성 억압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남편은 가정이라는 틀에 아내를 가두려 하고,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것을 사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부모님 뒤에 숨어서 자신의 가정을 조종하려는
비겁하고 옹졸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아이를 놓고 양육권 다툼을 하며 이혼소송을 진행하던 중에
사랑에 빠져버린 것.
캐롤은 자신의 선택을 올곧게 밀고 나간다는 점에서
멋있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남편의 억압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되게 주체적인 여성으로 보이게 만들었고,
새롭게 만난 사랑을 응원하게 되고 그랬던 것 같다.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는 부부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아이가 참 안됐고 가엾다.






9. 아가씨 (The Handmaiden, 2016, 박찬욱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오다니.
뒤에 얘기할 거지만 실은 핑거스미스를 정말 감동적(?)으로 봤던 터라
개봉 당시에는 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주인공들의 감정을 묘사하는 방식이 원작에 비해 투박했던 것 같다고
느껴서였다.

 

아가씨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

그런데 몇 번 보다 보니 숙희는 몰라도 히데코의 감정 묘사는 매우 섬세하고
또렷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성의 히데코를 위한 영화.
영화 개봉 후 히데코 역할을 맡았던 김민희 배우의 스캔들이
영화를 가렸단 느낌도 들었다.

이상하게 찝적대면(?) 싫었다

 

원작에서는 숙희 역할의 비중이 크다.
감정이입의 비중이 커서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가씨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영화에서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기보다는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아가씨의 정말 사랑스러운 모습을 포착하게 된다.

아가씨 중 한장면



원작에는 없는 3막의 내용을 통해서 이 영화가 하고자 했던 말을
다 털어놓는 느낌이었다.
억압의 폭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욕망을
당당하게 실현해 내는 여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종종 참으로 남성적이고 변태적인 장면들이 있어서
역시...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에 대한 부분은 접은 글 참고..

더보기

숙희가 히데코의 발을 주물러 줄 때

히데코가 숙희를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아 너만 같이 있어주면"

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미 히데코는 마음을 정했고, 표현했는데

원작을 떠올리면서 봐서 그런지 무심코 넘어갔었다.

 

나중에 다시 봤을 때는

사랑한다고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는,

그 미묘한 감정표현에 빠져 허우적 댔다는

원작보다 훨씬 사랑에 대한 확신이 강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조금 빨리 깨달은 듯한 히데코의 선방으로

모두를 속이는 게 더 통쾌했고,

옭아매고 억압하던 변태 소굴을 박살내고 떠나는 게 더 시원시원했다.

 

조선을 벗어나 행복하게 잘 살길 바라는데,

그 변태스러운 장면은 좀...








10. 핑거스미스 (Fingersmith, 2005, 에이슬링 월시 감독) (Feat. 사라워터스 레즈비언 3부작)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3시간짜리 1편으로 편집, 자막없음)) 



핑거스미스 대표 이미지, 지금보니 참 잘생긴 젠틀맨씨

 


영화 <아가씨>와 비교하면서 보게 되는 BBC 드라마 "핑거스미스"
사라워터스의 레즈비언 3부작 중 하나다.
"어피니티" "티핑더벨벳" "핑거스미스" 순으로 방영되었지만,
소설이 쓰인 순서는 다르다고 한다.

핑거스미스 속 반전의 8할은 이분꺼.

 

핑거스미스는 3부작으로 된 드라마라고 하던데, 1부와 2부 외에 나머지를 못 본것 같다..  
1부는 부잣집 아가씨를 속이기 위해 잠입한
도둑 '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국 런던 특유의 발음을 잘 알진 못하지만,
확실히 뭔가 더 먹는(?) 발음이 꽤나 중독적이라며.

 

사라워터스 3부작 중 "어피니티"

티핑더벨벳에 대한 소개는 접은 글 참고

더보기

"티핑더벨벳"에서는 지금 대스타가 된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주인공의 전남친으로 나와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눈에 익은 조연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반전이라기 보단, 사랑의 배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총 3부작 중 1부는 달콤하게 시작했으나,

2부는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을

볼 수 있다..

다만, 그때 잠깐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샐리 호킨스가

다음 시리즈인 "핑거 스미스"에서는 주인공이 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사라워터스 3부작 중 "티핑더벨벳"

 

영화 <라스트 모히칸>에서 인상적인 느낌을 줬던 배우 조디 메이가 마지막 3부에서

주인공의 파트너가 되어 극을 이끌어 가는데,

2부에서의 처절했던 삶을 치유하는 느낌...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의 플로렌스 (조디 메이)와

거기에 되게 어리숙하고 친근한 그녀의 오빠까지 다

주인공과 한 가족이 되어

2부로 인해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줬던 기억이 있다.

 

티핑 더 벨벳 속 플로렌스 역을 맡았던 조디 메이



수의 시선으로 본 아가씨 '모드'는 정말 우아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잘 못하기까지 하는 어수룩함이
은근 신경이 쓰이는 그런 존재였다.
뭔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모드'의 시점으로 펼쳐진 2부부터는 완전히 다른 내용...
그래서 그 반전에 너무 충격을 먹고
이게 뭐지?! 싶어서 사라워터스 시리즈들을 다 찾아보게 됐던 것 같다.
역시 양측 얘기를 다 들어봐야해..

강력한 스포와 함께하는 결론은 접은 글 참고

더보기

아가씨와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래도 반전 부분이다.

'수'와 '모드'는 진심으로 서로에게 사기를 쳤다.

이게 '숙희'와 '히데코' 간에 이루어졌던 사기 합작과는 다른 점이다.

 

모드는 끊임없이 수의 마음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수 역시도 모드에 대한 마음에 확신이 없어서,

돈을 선택하게 되는 실수를 저지른다.

숙희도 히데코보다는 돈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 점이 서운했던 히데코는 숙희에게 자신이 죽어버리겠다고 협박을 한 후

고백을 받아 냈다.

하지만, 모드는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하면서

계획대로 젠틀맨과 함께 수를 속여 정신병원에 처넣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한다.

사기를 치고 보니 젠틀맨이 했던 말과 현실은 달랐고,

자신들 모두 석스비 부인에게 속았음에 분노했다.

 

애초에 까막눈이었던 수는 정신병원을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고,

겨우겨우 빠져나와 놓고서는 모드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하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아가씨에서는 이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핑거스미스의 감정 변화가 더 섬세하고 진실하다는 느낌이었다.

태연하게 자신을 속인 모드가 미워 죽겠는데, 죽이고도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 수의 마음이

이해가 됐달까...

이게 찐사랑이지... 싶은 느낌.

 

출생의 비밀까지 섞여있어서 더더욱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누가 젠틀맨을 찔러 죽였는가? 에 대한 책임을 석스비 부인이

지게 되면서, 수와 모드는 자유인이 된다. 막대한 상속과 함께.

수는 다 털어버리고 떠날 수 있었지만,

모드가 있을 브라이어로 찾아가게 되고,

거기서도 모드가 그동안 우아하게 쓰고 읽었을 책들이

전부... 즈질스러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됨..

수 입장에서 이 드라마의 서사는 끊임없는 반전의 연속... ㅎㅎ...

 

어쨌거나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다.

 

 

[영화 추천] 퀴어 영화, 어디까지 봤니? (1)

 

[영화 추천] 퀴어 영화, 어디까지 봤니? (1)

로맨스 영화 리스트를 정리하다가, 2010년대 이후에 생각보다 많은 퀴어영화를 접했던 것 같아서 한번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물론 제작 시기가 아주 옛날인 것들도 있고, 이것저것 보다보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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