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론공부

[ 영화추천 ] 생각만해도 떨리는 그 이름, 대만 청춘영화 3편

by 창조하는 인간 2022. 2. 5.

봄이 지나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푸르름이 시작 되는 초여름. 

봄의 기운이 아직은 남아있어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왠지 금방 습하고, 더워 질 것 같다.

그럴 땐 왠지 모르게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휴가나 방학에 맞춰 도심을 떠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고,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겠다며 계획을 세워본다. 

계절의 변화에 몸이 적응 하느라 살짝 열병을 앓기도 하는데...

어쨌든 개인적이지만 1년중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계절이기도 한 그 시기와 닮아있는 영화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싱그럽고, 열정이 가득한 청춘을 떠올리는 이 계절과 닮은 영화들을 청춘영화라고 부른다. 

주로 대만에서 제작된 영화들이 파릇했던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첫사랑을 이야기 하곤 했다. 

통칭 대만 청춘영화라 불리며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였다.  

오늘은 그 영화들과 함께보면 좋을 영화까지 총 7편의 영화를 추천해본다. 

 

 

  • 현재 멤버십으로 이용중인 OTT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체크해 놓았으니 참고해 주세용!
  • (유)라고 되어있는 것은, 멤버십임에도 개별구매를 해서 보아야 하는 영화라는 뜻입니다! 

 

1.  말할 수 없는 비밀 (Secret, 2007 , 주걸륜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말할수 없는 비밀 리마스터링 포스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할수 없는 비밀 포스터

 

두말하면 입 아픈 그 영화.

대만 청춘영화 3부작의 그 첫 스타트를 끊은 영화로 

이 영화의 입소문과 흥행 덕분에 이후 대만 청춘영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듯하다. 

주걸륜이 원작자로서 직접 연출, 음악감독, 주연을 맡아 다해먹는(?) 작품이다. 

음악영화로서도 퀄리티가 결코 뒤쳐지지 않는 것이 

수십 년간 피아노를 쳐온 감독 겸 주연배우의 재능이 영화 안에서 꽃 피웠다. 

한국에서는 피아노 배틀을 패러디한 광고의 여파로 점점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피아노 배틀 UCC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는 후문. 

대만영화라는 생소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시작 후 채 20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피아노 배틀을 보며 이미 강하게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할수 없는 비밀 중 한장면
말할수 없는 비밀 포스터 촬영중

 

그리고 이 영화에서 빛난 배우 계륜미.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남자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라이벌이 될 뻔(?) 한 칭이(증개현)와 비교해보면 

수수한 외모에 어두운 면까지 있어서 히로인으로 괜찮은가 했었다. 

하지만 다보고 나면 그녀의 씁쓸했던 미소를 떠올리며,

괜히 마음이 욱신거려옴을 느끼게 되고... 

영어 발음이 상당히 중독적이었다는 것은 안비밀 

 

 

말할수 없는 비밀 중 한장면 , 샤오위

 

 

 

 

감독이 좋아하는 음악들이 집대성 되어있는 느낌. 

두 주인공의 공통분모인 등려군의 음악이 곧잘 흘러나오고, 

감독이 직접 작곡하거나 편곡한 피아노곡도 좋은 곡이 많다. 

악보를 프린트 해서 피아노 연주에 도전해보는 것은 애교고, 

잘 모르는 한자어가 득실거리는 쇼핑 창을 켜서

사진집이랑 악보집을 사는 것은 병증이라... 

한때 정말 푹 빠져 헤어나올 수 없었던 청춘영화. 

내 청춘도 어딘가에. 

 

더보기

시간 여행 관련 영화 용어정리 

 

1. 타임리프 -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 ex)  이프온리 

    하루전시간으로 혹은 죽기 전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다시 사는 것. 

2. 타임슬립 - 시간이 미끄러지듯, 불가항력적으로 그 시대로 빠져드는 것. ex) 미드나잇 인 파리 

   주로 과거로의 여행. 그 시대로 직접 빠져드는 것. 

3. 타임루프 - 같은 시간이 계속 반복되는 것. ex) 사랑의 블랙홀 

   어떤 시간대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 

4. 타임워프 - 평행세계. 과거와 현재가 섞이는 시간 왜곡,

                     이시간이 바뀌면 저시간이 바뀜. ex) 말할 수 없는 비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경우,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은 타임슬립이고,

과거의 시간이 바뀌면 현재도 바뀌는 것은 타임워프 효과이다. 

 

한국영화로는 "시월애"와 "동감"이 시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시월애"의 경우 인물이 시간이동을 하지 않고 우체통을 통해서 

서로 다른 세계속 사람 간 소통이 이루어진다. 굳이 따지자면 타임워프 영화. 

"동감" 역시 인물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현재와 과거가 소통하고 있다. 특정한 매개물을 통해 과거와 소통하는데, 

과거에 벌어졌던 일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어

이 역시도 타임워프 영화로 보아야 한다. 

 

 

 

함께 보기 좋은 영화. 

<남색대문> (Blue Gate Crossing, 2002, 역지언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남색대문 중 한장면

 

 

계륜미의 데뷔작.

풋풋함으로 따지면 말할수 없는 비밀에 비해 훨씬 풋풋함이 묻어나는 영화.

 

 

남색대문 중 계륜미
남색대문 중 진백림

 

 

계륜미의 영어 대사를 여기서도 반갑게 들을 수 있고, 

비가 오고 해가 뜨는 주기가 다소 변덕스러운 대만 날씨중에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는 주로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나 해가 저무는 잔잔한 풍경을,  

남색대문에서는 녹음의 푸르름과 뙤약볕의 이글거림을 종종 보여준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예능계 특히 음악 쪽이라면, 

남색대문은 체능계(?) 특히 수영, 자전거. 

초여름에 보기 좋은 영화가 아닐까. 

두편 다 주인공 소녀의 마음을 유추해보면서 보면 힘들다. 

그저 지켜보는 마음으로 보는 건 괜찮을 것 같다. 

 

 

 

 

 

 

2.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구파도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포스터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대만 청춘영화의 계보를 이은 두 번째 영화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라는 영화이다. 

개구쟁이스러운 남자 주인공과 

그에 반해 아주 모범적인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서로 결코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부류의 인간이 

한 때 같은 마음을 공유하는 것을 보면서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영화이다.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중 한장면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혹은 가지고 있지 않은 면을

마음껏 좋아하는 마음, 그런 풋풋함이 있는 학창 시절을 

잘 표현하고 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현실에 타협하거나 순응하거나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되는데, 

그 때문에 제목 속 '그 시절' 이라는 단어가 더더욱 

아련하게 다가온다.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중 한장면

 

 

 

 

 

영원한 사랑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첫사랑의 영원함을 이야기 하는 영화. 

첫사랑이 곧 끝사랑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현실을 살게 한다.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에 카카오를 더 듬뿍. 

사랑했던 만큼 서로의 앞날을 축복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도 되어야만 한다며. 

 

가진동의 구설수에 살짝 묻힌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여전히 첫사랑 영화로 손에 꼽히곤 한다. 

 

 

 

함께 보기 좋은 영화. 

<너의 결혼식> (On your Wedding day, 2018, 이석근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너의 결혼식 포스터

 

한국에도 이런 청춘영화가 몇 편 있는데,

그중에서도 김영광, 박보영 주연의 "너의 결혼식"이라는 영화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너의 결혼식 중 한장면
너의 결혼식 중 한장면

 

 

첫사랑의 기억이 아름답거나 아련하거나 슬프거나

어쨌든 뭔가가 있던 사람이라면 스쳐 지나가기 어려운 영화들이 아닐까. 

영화여서 정말 너무 아름답게 묘사하긴 했지만. 

(배우들의 비주얼을 봤을 때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완벽한 비율을 

자랑한다.) 

 

 

 

너의 결혼식 중 한장면

 

 

 

물론 첫사랑과 알콩달콩 잘 살게 된 해피엔딩 승리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영화들이다. 

 

한 때 "500일의 썸머" 라는 영화의 해석을 두고 

남성과 여성의 의견이 갈린다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도 아마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영화들은 주인공인 남성의 시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여성 관객들은 여자 주인공에 이입되기 마련... 

이런 결말은 당연하다는 의견들. 

 

사랑의 경험이 없던 시절에 본 영화에 대한 감정과

아프건 행복하건 뭔가 경험이 남은 이후에 영화를 본 감정은 다를 것 같다. 

 

그래서 영화는 시간이 흐를때마다 보고 또 보고 해주어야 하는 듯. 

 

 

 

 

 

3. 나의 소녀시대 (Our times, 2015, 진옥산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나의 소녀시대 포스터

 

대만 청춘영화 3부작중 대미를 장식한 영화.

끝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끝물..

처음 이 영화의 제목을 먼저 접했을 땐 적잖이 당황했다. 

소녀시대 보유국 사람으로서, 뭔가 오타쿠 영화인가 싶은 느낌이... 

그렇지만 영화는 우리가 아는 소원을 말해보라는 걸스제너레이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정말 어떤 여성의 소녀시절을 묘사하고 있다. 

 

 

나의 소녀시대 관련 사진
나의 소녀시대 주요 배우들

 

 

 

 

첫사랑 영화중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이 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인 데다가 

마지막에 보여주는 인물은 반갑지만 뭔가 세월이 흐른게 슬픈 느낌이 드는... 

어쨌든 인물의 소녀시절 모습만을 보는게 더 행복한(?) 영화가 되었다. 

 

영화제때 실제로 보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잘생겨서 사진을 일단 찍고 보자 싶었던 나는 

나중에서야 그가 왕대륙이었다는 걸 알았다. 

영화에서 부담스럽게 쓸어올린 올빽머리와 숯검댕이 눈썹을 보면서

같은 사람일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는 건 비밀.. 

영화를 한참 보다보면 그 강렬한 이목구비가 익숙해지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데 

그때부터... 왕대륙 앓이가 시작되었지... 

 

송운화는 예뻤다. 왕대륙과 마찬가지로 예쁜 여자배우여서 함께 사진에 찍혔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실제로 본 예쁜 배우와 영화 속 등장인물이 같은 인물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물론, 영화속에서도 아주 드라마틱하게 예뻐지지만 초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여... 

한국 배우중에서는 혜리가 생각나기도 했던 것 같다. 성덕선이... 

 

이 영화의 매력은 서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던 두 인물이 

결국은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흐뭇하게 혹은 아프게 아련하게 지켜보는 데 있었다. 

현재의 현실이 나오는 장면은 슬퍼지는 영화. 

 

살다보면,

학창 시절을 지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그런 눈부신 첫사랑이 있어지는 줄 알았지... 

그 역시도 신기루고 환상이었다는 것... 

영화는, 영화일뿐.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안녕, 나의 소녀> (Take me to the moon, 2017, 사준의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안녕 나의 소녀 중 한장면
안녕 나의 소녀중 한장면

 

송운화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 영화 역시도 대만 청춘영화의 계보를 잇고 싶었던 거 같다.

솔직하게 말하면 재미는 없다. 정말. 

다만, 남자주인공인 류이호를 알게 되었다는 점. 

앞에서 소개한 대만 청춘영화들의 남자 주인공들 못지않게 멋진 비주얼을 뽐내고 있어 

그냥 끼워 넣어보았다. 

내용은 ... 음.

현재 현시점에서는 망가져 버린 첫사랑,

죽어버린 그녀에 대한 미안함에 괴로워하던 

남자 주인공이 그녀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그 시절로 다시 타임리프 되어 살게 되는 영화. 

(타임리프 이후 내용정리가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확률적으로도 안이루어질 확률이 높고, 그게 현실인데...

이제 와서 다시 되돌려 보려는 시도...

소재로서는 낭만적이고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와 떨어져 지낸 사이에 그녀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하는 터라 주인공 혼자 스스로 사랑을 듬뿍 키워나가서

그녀의 곁에 머물러야 하므로 조금은 힘겨울 수 있는.

  

 

 

 

 

 


 

 

 

서양 버젼의 청춘영화로는 아주 오랜 고전인 

<로미오와 줄리엣>도 꼽을 수 있겠지만 

새드엔딩이라 이건 청춘이라고 하기 좀 슬프다. 

<라붐>도 괜찮기는 한데,

소피마르소에게 헤드셋을 끼워주면 "Reality"가 흘러나오는 명장면 말고는 기억나질 않아서..

 

그래서 추천하는 영화로는 

 

<플립> (Flipped, 2010, 로브 라이너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유)) 

 

 

플립 포스터
플립 중 한장면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 

어린 시절의 소녀는 당차고 솔직하고 적극적인데 반해 

소년은 수줍고 부끄럽고 남들의 놀림이 싫은 소극적인 성격. 

남자 주인공의 비주얼이 아주 멋진데, 그윽하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비겁함을 다 덮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하는 짓은 참 못났다. 

여자주인공은 첫인상이 매력적이진 않았지만, 볼수록 매력이 있었다. 

이게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펼쳐져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남자 주인공의 그윽한 눈보다는 

여자 주인공의 매력에 빠지게 된달까. 

 

 

 

 


 

이렇게 청춘영화들을 모아서 소개해보았는데, 

이런 류의 영화를 소화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하면 

10~20대, 백보 양보해서 30대 초반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 이후에는 첫사랑의 기억이 아주 많이 퇴색되고 

변질되고, 현실에 찌들고, 더이상 풋풋하지 않아... ㅜ

혹시 이것에 반대 의견이 있다면, 

존중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