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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론공부

[ 영화추천 ] 주식, 경제, 금융 관련 영화들 (2) (부제 :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

by 창조하는 인간 2022. 2. 21.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를 소개한다. 

 

1997년의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 부도의 날” 

 

이 포스트에서는 

 

1. 1997년 대한민국 부도위기를 맞이하다.

2. 외환 위기의 원인

3. 외환 위기 이후의 상황

4. IMF 외환 위기를 재현한 영화 "국가 부도의 날"  

 

위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영화 "국가 부도의 날"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1. 1997, 대한민국 부도위기를 맞이하다

IMF 외환위기는 말 그대로 국고에 외화가 없어서 수입도, 수출도 할 수 없게 되는 상태에서 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 국제 통화 기금)의 도움(이라고 부르고 간섭 심한 대출)을 받게 된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더 이상 돈 나올 구멍이 없어서 엄청 금리 높은 대출을 받아 생활해야 하는 빚쟁이 상태가 된 것이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대단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중 하나로 손꼽히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기업이었던 대우의 부도를 시작으로 한국의 기업 중 절반이 부도가 나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IMF 감독하에 여러 경제적 기술지원(이라고 부르고 일종의 간섭)을 받게 된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그 아래 하청업체들은 살아갈 수가 없다. 거대한 도미노가 차곡차곡 쓰러지며 대한민국은 부도나기 일보 직전이 되었다. 이 때 IMF의 구제금융지원을 받고, 그들이 요구하는 경제체제를 수용해서 대대적인 국가경제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2. 외환 위기의 원인

모든 위기가 그렇듯 항상 전조증상은 따르기 마련이다. 당시에 동남아시아가 연쇄적으로 외환 위기를 겪었고, 일본 경제는 침체되어 있었으며 한국 정부는 외환 관리에 힘 쏟지 않았다.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추측해보면 우리는 그간 정치적 환란이 가득했던 민족으로 경제에 상대적으로 참 소홀했던 게 아닌가 싶다. 굳이 민족으로 표현해야만 할 정도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일제강점기가 끝난 후 정치적 이념으로 나라가 분열되었고, 전쟁이 발생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재건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되지만,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여 군부 독재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그 시기에는 국제적 위기에 휩쓸릴 만큼 대단히 중요한 무역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 정도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닦는 시기였다. 또 다른 군부의 독재가 시작되어 군부 독재 시기가 더 길어졌을 때에는 경제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갈 수 있다며 좋아하고 있었고, 운이 너무 좋게도 전 세계가 호황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점점 우리 스스로 자립해 만들어 나가는 경제 시스템이 갖춰질 겨를 없이 계속해서 성장하리라는 부푼 꿈을 안게 되었고, 마침 군부 독재도 끝나게 된다.

저축만 잘해도 은행 이율이 높아서 월급받아 모은 돈으로 집을 사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다. 

 

3. 외환 위기 이후의 상황

최종 결과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불행 또는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힘든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좋은 시기가 온다는 말이다. 그럼 반대로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IMF 구제 금융 즉, 대출금은 정말 빠른 시간 안에 갚게 되었다. 국민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각자 자기 집에 있는 예물, 금붙이들을 모아 주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 쏟았던 덕분이다. 이렇게 결과만 이야기하면 대단하게 느껴지고 감동까지 밀려오는데 실상은 비극적인 일이 더욱 많았다고 한다. 살인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랐었기 때문이다. 

 

중산층의 몰락, 비정규직 증가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사업체를 운영하던 사람들은 대금 지불을 하지 못하면서 회사 부도로 이어져 길거리로 내쫓겼다.

여전히 문제시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계층도 그 시기에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IMF가 요구했던 경제 운영방식의 일부로 정규직들을 자르고 비정규직의 비율을 늘려 인건비를 줄였던 것이다. 그래서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이 많았다. 일자리를 잃으면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유지할 수도 없고, 대출금은 당연히 갚지도 못하게 됐다.

 

 금융권 붕괴 및 개편

은행이 먼저 망해서 저축해놓은 재산이 사라지는가하면, 실업자마저 재취업이 힘들어 파산하면서 은행도 더욱 빠른 속도로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이런 연쇄적인 무너짐에는 손 쓸 방법이 없어진다. 무너지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IMF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자기자본비율 (BIS)가 8% 미만인 은행 12곳에 경영 개선 명령이 떨어지고, 이 은행들은 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인수되고 합병되었다. 이후에도 은행권에는 인수 합병 바람이 불어 많은 은행들이 흡수 합병된다. 부실은행이 우량은행으로, 우량은행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되는 것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당장 줄어든 점포수만 해도 엄청났고, 그로 인한 인원 감축은 30퍼센트 이상이었다.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외국 자본도 나중에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 일명 론스타 사태를 다룬 영화 "블랙머니"를 보면 또 쉽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국가부도의 날 중 한장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빈부격차 심화

이로서 잘 사는 사람만 타격이 덜하고 조금 애매하게 사는 사람부터 무너지기 시작해 빈부 간의 격차가 심하게 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빚이 없고, 빚이 생기지도 않을 사람들만 살아남았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 은행 이율은 폭락했고, 저임금 노동자의 인건비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게 되었다. 취업 자체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경쟁률은 높아졌고, 최저 생계비보다 낮은 임금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현재 인건비는 점점 오르고, 따라서 생산가도 점점 오르는데, 소비를 하려야 할 수가 없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인건비가 올랐으니 오른 만큼 다시 소비를 잘하면 될 텐데, 계속 위축되기만 한다.    

결국 아래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피해가 커진다. 이는 나중에 이야기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위기 이후 대책 마련

다만 그나마 그 위기를 겪고 난 뒤에 외화 보유액을 충분히 늘여가며 위기 발생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 라는 문장 안에는 소를 잃었을 때의 피눈물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다. 그전에 위기를 인지하고 조금이라도 피해가 덜 한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또 한 번 역사에 생채기를 남기게 되었다. 그것도 국민들이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아 피 흘리며 말이다.    

 

 

4. IMF 외환 위기를 재현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

 국가부도의 날 (Default, 2018, 최국희 감독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 구독하고 있는 OTT 서비스 기준으로 표기하였습니다. 
  • (유)는 멤버십임에도 개별구매 해야하는 영화를 나타냅니다.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위기의 경제 시스템

외환 위기를 겪기 직전에는 신입사원이 될 사람들에게 돈을 주기도 하는 것을 보곤 문화충격이 있었다. 영화는 윤정학(유아인)의 입을 통해 당시 붕괴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당시 기업들은 어음을 발행해 대금을 결제하는 상황이 빈번했고, 은행에서는 아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을 해주었던 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은 바로 뒤에 소개할 영화 빅쇼트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금융시스템 붕괴의 대체적인 원인은 갚을 능력이 없는 대상에 막대한 돈을 빌려줘 그 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영화의 구성

영화는 총 세 부분으로 나눠 볼 수가 있다. IMF 금융지원을 저지하고 자력으로 일어서고자 노력하는 한시현(김혜수)의 관점, 위기를 기회 삼아서 IMF 도움을 받아 경제 시스템을 전복시키려는 재정국 차관(조우진)의 관점, 국가가 붕괴하는 상황을 담담하게 보며 냉정한 판단으로 개인의 성공을 추구하는 윤정학(유아인)의 관점으로 나뉜다.

 

재현된 IMF 사태

그 사이에 비극적인 상황들은 아무렇지 않게 발생하고 스크린 속 이곳저곳을 채우고 있다.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게 된 은행들의 외화 보유고는 점점 떨어져 국가가 부도나기 일주일 전이라고 선고를 하게 되는 상황이 한시현(김혜수)의 시점으로 보이고, 이 후 IMF가 단행하는 구조조정의 불합리함을 토로하며 싸워봤자 결국 받아들이는 상황에 절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은행 구조조정으로 많은 숫자의 은행들이 사라졌고, 실업자가 길거리에 나앉았다. 가지고 있던 집도 차도 파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영화에서는 윤정학(유아인)이 부도난 은행을 바라본다던지, 부동산에 들러 빈집을 조사하며 집값이 더 떨어지면 다 사들이겠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위기 속 기회를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도 절망적인 상황에 복잡한 심경이 표출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의 슬픔이나 고통에 대해 무감해지며 성공에 더 몰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영화 빅쇼트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측된다.. 비극에 매몰되기보다는 위기를 발판 삼아 일궈내는 성공에 더 중점을 두면서 국가 경제 시스템을 묘하게 비판하는 것이다. 돈이 돈을 벌고, 결국 잘 사는 놈만 잘 살게 된다. 어딜 가나 변하지 않는 국룰 말이다.

 

국가부도의 날 중 한장면

 

신파라는 비판에 대하여

위기를 기회로 응용한 윤정학(유아인)의 혜안에는 감탄해야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인이 보는 관점일 뿐이다.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는 장면, 슬퍼야 하는 장면을 신파처럼 느끼는 사람들은 미래인이다. 당시의 비극을 절반도 못 담은 장면들인데 여기에도 이입하지 못할 정도라고 하면, 우리의 위기의식도 다시 한번 점검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빅쇼트와 비교 분석

빅쇼트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배제하고 주요 인물들이 베팅에 성공하면서 그 누구도 잘못된 것을 책임지지도 지적하지도 않는다 것을 보여주며 부패한 시스템에 더 비판적 목소리를 담아 연출했다.

국가 부도의 날은 당시의 시대상도 담고자 하면서 신파로 느껴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당시의 무능했던 관료들에 대한 비판을 담아 상황을 직접적으로 연출하긴 했으나 빅쇼트와는 상황이 달랐을 뿐이다. 비슷하게 연출하려고 했다면, 국가가 곧 부도가 날 상황이라는 것을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인물이 결국 그 상황을 바꾸지 못하면서 부도가 나게 되는 전개로 가야만 유사한 연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하면 안되지 않을까. 감독은 빅쇼트와는 다른 방식으로 연출하며 부도가 날 것 같은 과정은 매우 짧게 소개하고 일주일이 남은 상황에서 IMF 차관을 빌릴 것인지 말 것인지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을 보여주게 되었다.  어쩌면 IMF는 어느 지점을 전조로 삼아야 할지 모르게 치명적으로 스며들어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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