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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한 액션 판타지 무협 홍콩 영화들

by 창조하는 인간 2022. 4. 21.

반환되기 전 홍콩은 정말 자유롭게 영화를 찍었던 거 같다.
일본 영화가 20세기 전반부를 장악했다면,
후반부는 홍콩영화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거 같다.
특히 한국이 가장 많이 열광하지 않았을까?
아기였던 나도 거의 매주 티비에서 하는 홍콩영화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한국과 홍콩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다.

인기 있는 영화들중에서 액션 영화와 판타지 무협 장르물이 대부분이었는데, 박자감 있고 경쾌한 액션씬에 코믹 요소가 한두 개 이상은 꼭 들어있어서 피가 나도 그러려니 할 수 있게 완충시켜준 느낌이었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영화는 꼬꼬마지만 봐버렸던 마성의 판타지 영화들이다.
무협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무술이 나오면 왠지 무협 장르일 거 같으니까. 무협소설에서 파생된 작품도 있어서 그건 무협영화가 맞는 거 같고, 협객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무림의 이야기가 주되지 않고 멜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애매하고, 마지막에 소개할 시리즈는 무협이라고 하기엔… ㅋㅋㅋ 글을 끝까지 보다 보면 알게 되겠지요.

무협물이란 무술을 사용하는 협객들의 이야기로, 잘 알려진 무협영화들은 김용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파생된 작품이 많다.
김용 소설 외에도 1910년대부터 소설로 쓰였는데, 김용의 소설이 특히 유명한 이유는, 그의 소설 속엔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배경까지도 세세하게 알 수가 있어서 일 것이다. 정말 있음 직한 서사가 펼쳐지니 몰입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실재하지만 지명으로 존재하지 않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그들만의 세상인 무림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펼쳐지는 고수들의 현란한 무공대결 등은 상상의 날개를 끝없이 자극한다.
이를 영화로 옮길 때 연출자의 역량을 알 수 있다. 무협영화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제작되어 오고 있는 장르 영화 중 하나로, 흔히 말하는 무협영화는 특정 지역의 특정 무술과 특수한 문화적 배경이 바탕이 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무협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영화들 중 성공작들이 꽤 있다.
아시아권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으며, 각 나라의 특색에 맞는 무협물이 제작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중화권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일본에서는 1920~30년대부터 제작이 되고 있었으나 크게 흥행하진 못하는 장르가 되었고, 중국에 반환되기 전이었던 홍콩에서는 1960년대에 무협영화가 흥행장르로서 성공하게 된다. 이미 액션을 구사하는 기술력은 그 시절에 다 갖춰졌다. 
협객이 없이 오로지 무술만을 보여주는 액션 영화의 전 세계적인 붐은 바로 이소룡을 통해 이루어졌다.
한국에서도 1970년대에 국적을 알 수 없는 다양한 무술영화들이 등장했었다. 이때 홍콩과 합작하면서 더욱더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시대적 배경이 현대가 아니면, 우회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담을 수도 있지만 현란한 무술이 등장하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흥행을 보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검열과 압박을 피해야 했기 때문에 별 내용 없이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었던 시절이었다. 이 시기에 성룡도 한국에 와서 영화를 찍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과 합작한 작품이 많아서 국적불명의 영화들이 쏟아지게 되었다. 해인사, 불국사 등 한국의 사찰이 등장하는 영화들도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전후로 가끔씩 잊을만하면 무협 장르의 영화가 등장하곤 했다. 요즘은 거의...

오늘 소개할 영화들은 1980~90년대에 한국을 들었다 놨다 했던 홍콩영화들 중 무협의 느낌이 나는 무술 액션 판타지 영화들이다.  명칭이 거창해졌다..
원작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리메이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홍콩의 무협, 무술 액션 영화들은 196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하는데 , 무술 실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등장하여 타격감 있는 모습을 멋지게 구현하며 나름대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마무리는 늘 악당을 물리치고 바로 영화가 끝나버린다.
그런데 80년대 중후반이 되면 배우들의 외모만으로도 마음을 쓸어버릴 것 같은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액션 무술영화들도 여전히 사랑받았지만 스테디셀러가 존재한다고 베스트셀러가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이상하게도 그 시기에 유명한 배우들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한국이 너무 열광했던 탓일까.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도 그 시기에 활동 시작해서 인기 많았던 분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물론 배우의 외모만 볼거리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시각 효과의 덕도 톡톡히 보게 된 시기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특수효과를 활용한 촬영기법이 널리 사용되며 보다 스케일이 커지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그 모든 것들이 가능하지만, CG의 비중이 훨씬 늘어나서 스피드는 있을지언정 조금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 시기의 영화들을 보면 조금 느리면서도 타격감이 엄청나다.
손하나 까딱해서 이 산 저 산 터트리고, 바람이 한번 슝 지나갔을 뿐인데 적들이 모두 없어지고.
힘을 엄청 주어 옷자락을 펄럭이며 동작 하나하나에 퍼뜨리는 정체불명의 가루들이 어찌나 멋져 보이는지...
무엇보다도 그들의 눈부신 외모...

볼 때마다 신기하다. 그 시절 중화권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교적 데뷔가 빨랐던 임청하, 장국영, 성룡 등의 배우들도 여전히 인지도 높았고 범아시아적으로 다시 붐업되기 시작했고, 홍콩 4대 천왕(장학우, 여명, 유덕화, 곽부성)이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왕조현, 장만옥, 구숙정, 장민, 공리, 관지림, 양자경, 이가흔, 매염방, 주인, 유가령, 양채니 등등 샐 수 없이 많은 미인들이 동시대에 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배우 한 명 한 명의 자세한 데뷔 스토리를 알지 못하므로, 영화로 소개해볼까 한다.
이들이 등장하는 영화 중 한반도에서 필름이 닳도록 재개봉 중인 시리즈 3개를 골라보았다.
어쩌다 보니 여배우 특집이 될 것 같은데, 그만큼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배우들이니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천녀유혼 시리즈
  2. 동방불패 시리즈
  3. 서유쌍기 (서유기 월광보합, 서유기 선리기연)


너무 진부하고 식상할 수도 있지만 무려 30년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번 정도는 기록해 둬도 괜찮지 않을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더 많은 정보들이 유튜브에 떠돌고 있는데, 혹시나 취향에 맞아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으니 주의하자. ㅋㅋㅋ

1. 천녀유혼 시리즈

1-1. 천녀유혼 1 (A Chinese Ghost Story, 1987, 정소동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불법물이...))

천녀유혼 1987 재개봉 포스터


수많은 리메이크가 있었고, 앞서 만들어진 영화들도 많았지만 1987년에 제작된 천녀유혼을 뛰어넘는 영화는 아직 없다.
정소동과 서극 표 블록버스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특수효과를 사용해서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지금 봐도 묘한 쾌감이 있는 반야바라밀
그리고 완벽한 캐스팅.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그 속에서 왕조현의 미모가 더욱 부각되어 살아났다. 음악도 빠뜨릴 수 없는데, 음악 덕분에 극에 더 잘 몰입할 수 있었다. 음악이 또렷하게 기억될 만큼 좋은 곡들이 많다. 욕조에서의 키스신이 아주 명장면이다. 물론 직접 촬영한다고 생각하면 머릿속으로 가릴 곳을 열심히 가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재미는 반감하고...

천녀유혼1 나무요괴

꿈에 나올까 무서운 할머니 요괴.
이때부터였나.. 여장남자에 대한 알 수 없는 공포..
한국에서 한참 홍콩 할머니 귀신으로 등장한 분이 코미디언 엄용수 씨라는 사실을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아주 어릴 때 봤으니 얼마나 놀랐겠냐며.
지금 보면 사실 별로 무섭지 않은데, 왜 어릴 때 보면 안 되는지 알게 해 준 포인트가 조금 이상한데...

천녀유혼 속 장국영 (영채신 역)

장국영의 눈부신 미모로 안구를 정화해 본다.
영화를 찍을 당시 장국영의 나이가 32세 정도라고 생각하면, 정말 시대를 앞서 살아가신 분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동안이다.
당시 동년배 30대들... 흠... 서른은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님을 증명했던 원조 꽃미남 배우이지 않을까...
늘 잘생긴 오빠였는데, 오빠가 오빠가 아니게 되는 날이 이렇게 오는구나..
영원히 영화 속에서 소년 미 뿜으며 살아 숨 쉬는 장국영의 리즈시절 영화.

 

 

 

 



1-2. 천녀유혼 2 (A Chinese Ghost Story 2 : The Story Continues, 1990, 정소동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천녀유혼2 재개봉 포스터

두 번째 영화는 1987년 천녀유혼의 속편으로 주인공인 장국영과 왕조현이 다시 캐스팅됐고, 정소동 감독 서극 제작이다.
첫 편에서 과몰입했던 사람이라면 반가울 속편. 영채신이 섭소천과 쏙 빼닮은 여인과 해피엔딩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영채신을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영채신이 행복하게 살게 될 것임에 매우 흐뭇해지는 영화.
속편답게 캐스팅도 화려하고 스케일도 더 커졌다. 에너지 넘치는 장학우와 미모로 뒤지지 않는 이가흔이 출연하였고 사랑이야기에 치중하기보다는 부패한 정치권의 원흉인 요괴를 쳐부수는 액션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소천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ㅠㅠ  첫 편에서 명장면으로 꼽았던 욕조에서의 키스신이 2편에서 소천을 그리워하는 영채신의 모습과 오버랩되는데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아무렴 어떠한가, 왕조현 언니가 또 나오는데 ㅋㅋㅋ 여기서도 그녀의 외모는 빛이 난다. 결국 영채신과 잘 되어서 함께 떠나게 되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1-3. 천녀유혼 3 (A Chinese Ghost Story 3 , 1991, 정소동 감독)(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천녀유혼3 재개봉 포스터


사실 아주 어릴 때 티브이에서 봤던 최초의 천녀유혼은 바로 3탄 도도도였다. 

장학우의 연적하가 익숙하고, 섭소천이 아니라 소탁이라는 귀신이 익숙하고, 장국영의 영채신보다는 머리를 빡빡 민 채 스승님의 말은 더럽게(?) 안 들었던 양조위가 훨씬 익숙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녀유혼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는데,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3탄과 약간 비슷한 면이 있어서 어린 시절에는 이걸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해피엔딩이었으니까. 

다른 것도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섭소천을 해방시켜 환생하게 도와줬고, 섭소천과 닮은 여성을 만나 함께 떠나게 되는 등... 그러나 이루어지지 않은 귀신과 사람과의 사랑을 3탄에서는 과감하게 이어 주기 때문에 더욱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훨씬 현실적으로 변해버렸다. 일단 양조위가 맡았던 십방이라는 캐릭터는 종교인이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생활할 사람이다. 소탁은 빛을 마주할 수 없는 존재라 어둠에 계속 숨어 살아야 한다. 환생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어른은 이렇게 메마르는 것이구나...

 

촬영 기법만 보더라도 3탄이 훨씬 스케일이 커졌다. CG도 제법 괜찮게 사용했고 요괴들도 상당히 무서워졌다. 1탄에서도 충분히 무서웠던 나무요괴가 3탄에선 더 무서워져서.. 도저히 사진을 싣지 못하겠다... 

귀신들도 훨씬 섹시해졌다. 키스신이 정말 많고 길긴 했지.... 이걸 어릴 때 봤다니... 

자극적인 요소들을 더욱더 부각해서 시리즈의 끝판왕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천녀유혼 1987 버전이 가장 훌륭하다.  

 

 

 

 


2-1. 동방불패 1 (Swordsman 2, 1992, 정소동 감독)(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동방불패 재개봉 포스터

동방불패. 동방신기 이전에 "동방"이라고 하면 무조건 동방불패였는데... ㅋㅋㅋ 

이 영화는 무협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다. 김용의 소설 소오강호에서 파생되어 나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편인 영화 소오강호의 속편임을 영문 제목에서 알 수 있다. 다만 주인공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소오강호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영화가 되었고 무엇보다도 임청하 언니가 맡았던 동방불패가 이 작품의 메인이 되다 보니 속편보다는 독립적인 작품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영화의 후속 편에는 동방불패에 훨씬 집중하게 되었나 보다. 임청하의 중성적인 매력이 한껏 드러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해 준 작품이 되었다. 누가 봐도 여성인데 동방불패는 남성이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거의 여성화시켜 다른 여배우들이 잘 안 보인다. 그런데도 막강한 무공비급의 소유자이기까지 하니 여자가 봐도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방불패가 나오는 시기에는 홍콩에서 주성치의 영화들이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무협영화들이 많이 주춤하게 되었고, 액션물 중에서도 코믹 요소가 들어있거나 영웅본색으로부터 시작한 느와르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라 홍콩에서는 동방불패가 그렇게 크게 성공한 영화는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들썩 거렸는데... 

 

천녀유혼도 음악이 참 좋았는데, 동방불패도 음악이 정말 좋다. 음악이 영상미를 더 잘 살려주는 느낌도 든다. 천녀유혼과 묶어서 이야기하다 보니 정소동 감독의 성장기를 보는 듯하다. 제작을 맡은 서극의 능력이겠지만, 점점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영화 동방불패는 어린 시절에 먼저 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CG로 점철된 현대 영화들보다 뭔가 더 실감 나는 느낌이 있다. 분명히 저렇게 촬영을 하려면 힘들 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성룡표 영화들에 비하면 특수효과나 와이어 사용이 많고 뭔가 대역들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라 그나마 편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  (폴리스 스토리 (1985)에서 탁자나 찬장에 메다꽂아지는 임청하 언니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영화는 그냥 끝이 나버렸는데... 어떻게 된 건지 살아는 있는 건지 수습도 안 해주고.. )

 

동방불패는 자신의 손이 닿지 않아도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절대신공을 가지고 있어서 등장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적의 편이긴 하지만... 이유 없고 명분 없이 움직이진 않았다. 되려 흡성대법이 더 잔인한 무공이 아닌가... 어릴 때 봤던 방송용 영화에서는 칼 한번 맞은 걸로 큰 타격을 입는 동방불패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무삭제 판을 보고 나서 바로 이해해버렸다. 너무 잔인해서 소름 돋았었다. 실제로 사람을 찌르면 피가 그런 식으로 분출하기도 한다고 한 거 같은데 모르겠다 ㅠ 흡성대법 때문에 더 미친 듯이... 콸콸...

너무 잔인한 장면이어서 꽤 충격받았다. 

 

 

동방불패 속 임청하 (동방불패 역)

이 분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동안이셨다. 시대를 정말 앞섰던 미모.
요즘에야 40대도 젊어 보이지만, 저 시절을 생각해보면 30대 후반은 거의... 

배우의 개인적인 문제들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 영화를 기점으로 중성적인 이미지의 영화들을 비롯 정말 많은 무협, 무술 액션 판타지 영화들을 촬영하게 된다. 일종의 까방권을 획득한 셈이다. 92년부터 94년까지 엄청나게 활발한 행보를 보여준다.  

 

 

 

 



2-2. 동방불패 2 (The East Is Red, 1993, 이혜민, 정소동 감독)(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동방불패2 재개봉 포스터


드디어 이 두 분이 만났다. 

영화는 할 말이 없다... 대체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내용이 산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멋졌던 동방불패가 다시 살아나긴 했는데, 어째서 성격이 저리도 고집스럽지 라는 생각이 들고, 고장 풍이라는 인물의 심리도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그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인간인가 싶은... 

그런데 두 사람 사이라고 하기에는... 넘나 두 분 다 아름다운 여성분들이라... 키스신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영화의 장르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였다. ㅋㅋㅋ 하지만, 동방불패는 원래 남성이었었다는 영화 속 설정을 잊으면 안 되겠다. 

임청하와 왕조현은 예전에도 함께 영화를 찍은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둘이 사랑하는 사이로 나오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요즘도 이런 설정은 쉽지 않은데, 정말 파격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슬프게도 새드엔딩이라.. 동방불패의 고독함이 더 강해진, 그래서 여운은 남았던 작품이다. 

 

동방불패2 속 왕조현 (설천심 역)

개인적으로 배우 왕조현의 외모 리즈는 동방불패 2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도 예쁘게 나온 영화들이 많지만, 가장 또렷한 이목구비를 보여주는 시기였던 것 같다.
특히 눈빛이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주도록 연출된 이 작품이야말로 베스트가 아닐까.
그 시기에 촬영했던 영화들을 보면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다.
물론 활동기간 내내 늘 완벽한 미모를 자랑하셨다는...

임청하와 왕조현을 함께 봐서 정말 좋은데, 어째서 내용이 이리되는 것일까 아직도 믿기지 않는 작품이지만 한 편의 팬픽을 읽는 느낌으로 보면 괜찮은 것도 같다. 두 분 다 눈썹이 정말 정갈하고 예쁜 느낌이 드는데 첫인상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소인 듯하다. 동그랗게 딱 떨어지는 이마와 깔끔하고 쭉 뻗은 눈썹의 조화가 보자마자 바로 미인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고 그 후에 이목구비를 보면서 다시 한번 미인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거 같다. 그러고 보면 장국영이나 이연걸의 눈썹도 잘생겼다.

이게 이렇게 하루 종일 외모를 찬양할 일인가 싶은데,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어여쁜 모습을 볼 수 있는 다른 영화 몇 편의 제목도 써보았다.

 


왕조현의 리즈시절 영화
* 신유성호접검 ( Butterfly & Sword, 1993, 맥당걸 감독)
* 청사 (Green Snake, 1993, 서극 감독)
* 시티헌터 (City Hunter, 1993, 왕정 감독)

임청하의 무협영화
* 절대쌍교 (Handsome Siblings, 1992, 증지위 감독)
* 백발마녀전 (The Bride With White Hair, 1993, 우인태 감독)
* 도검소 (The Three Swordsmen, 1994, 황태래 감독)

사실 임청하 배우는 20대 시절이 소녀 같고 훨씬 미인이지만 더 먼 옛날로 거슬러 가야 한다. ㅠ
나이가 들면서 강한 인상으로 바뀌어 중성적인 매력을 뿜었는데, 무협영화가 쏟아지던 그 시기와 맞물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동방불패처럼 성별을 아예 바꿔버린 작품도 있고, 여성미 넘치게 나온 작품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무림의 고수로 나오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위에 소개한 영화가 아니어도 찾아서 보면 좋을 듯하다.
아래에는 리즈시절의 모습을 잔뜩 모아둔 블로그가 있길래 가져와 봤다.
https://archive-for-me.tistory.com/3232

 

임청하 린칭샤 리즈

 

archive-for-me.tistory.com

 

 

 

 



3-1. 서유기 월광보합 (A Chinese Odyssey Part One - Pandora’s Box, 1994, 제프 라우 감독)(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

서유쌍기 재개봉 포스터


90년대 초반을 장악해버렸던 주성치의 코믹 영화들. 한국에서는 주성치의 스타일을 재조명하기 시작한 시기가 소림축구 이후였던 것 같다. 그전까지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열렬히 사랑받던 작품들이었는데, 주목하고 보니 정말 또렷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분석하기에도 재미난 요소가 많다. 주성치와 오맹달이 신나게 영화를 찍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수십수백 번의 리메이크가 이루어지고 있는 서유기를 기반으로 한 서유기 월광보합과 뒤에 소개할 선리기연은 수많은 서유기 영화, 드라마를 제치고 항상 손가락에 꼽을 만큼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주성치의 팬들은 주성치 영화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수작이라는 평가가 있다. 주성치의 염문설로 영화 제작의 순서가 달라졌다는 말이 있던데, 자세히는 몰라서... 어쨌거나 1탄은 월광보합이고, 2탄이 선리기연이라 그 순서대로 보다 보면 결국 백정정보다는 반사 대선 자하가 훨씬 기억에 많이 남게 된다. 

주성치가 신인 여배우들을 발굴하는 재능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재능은 이 서유기 시리즈에서도 발현된다. 신인이 아니더라도 함께 출연하면 모두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서유기 월광보합 중 한장면

월광보합에서의 압권은 아무래도 두목에게 불이 붙어서 부하들이 발로 밟아 끄는 장면일 것이다. 엉뚱하고 다양한 요괴들도 나오고 꾀죄죄하고 어리숙한 두목과 부하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코믹한데, 불이 붙은 부위 때문에..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웃겨서 웃다가 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고통에 이입할 수 없어서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웃을 일이 아닌 것도 같고... ㅋㅋㅋ 

 

 

 

 

 

 


3-2. 서유기 선리기연 (A Chinese Odyssey Part Two - Cinderella, 1994, 제프 라우 감독)(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월광보합보다 더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지존보가 손오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손오공의 행적을 보여주기도 하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작용하면서 손오공과 얽혀있는 요괴들을 만나게 된다. 요괴의 모습은 분명 너무 무서운데, 그 상황이 웃겨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기억이 있다.  CG가 자연스럽게 잘 쓰이기도 했고, 색감을 다채롭게 가져가면서 시각적인 쾌감도 주고 있다. 물체를 크게 키우거나 작게 줄이거나 다수로 만들거나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등 도술에 어울릴법하게 잘 변형시키는데 이게 오늘날의 CG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게 보인다. 

스타일적인 측면에서는 패러디가 많이 사용되는데, 자하의 토라진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지존보의 임기응변에서는 영화 중경삼림의 대사가 차용되었다. 중경삼림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알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아까 굳이 언급하지 않았던 임청하의 염문설을.. 이 영화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언급한다. 자하의 언니가 청하라는 이름을 써서 그런지... 상대 남성의 이름을 갖다 붙여 부르다가 한대 얻어맞는다. 주성치는 웃기려고 표정을 변화시킨다던가 억지스러운 슬랩스틱을 한다던가 하는 방식이 아니라 너무도 덤덤하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을 패러디하거나 언급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한번 재미 들리면 주성치표 코믹 영화에 빠져 들게 될 것이다. 이 시리즈에는 감독도 깨알 출연하며 재미를 더한다. 

 

서유기 선리기연의 주인

개인적으로는 선리기연을 더 좋아한다. 이야기의 여운이 강하게 남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지존보였던 손오공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속세를 떠나게 되는데 아직 속세에 미련이 많은 내가 볼 때는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엔딩 부분에서 뭔가 못다 한 말들을 해소하려는 듯 보였지만, 그녀는 자하가 아니다. 역시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주성치와 주인은 실제 약 2년간 교제한 사이기도 하다던데, 주성치가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단다. 나는 영화에만 몰입하기로 했다. 서유기 선리기연은 배우 주인의 외모가 인상적이었던 영화인데, 이후에 드라마 사조영웅전 1994에서 황용 역할로 정점을 찍었던 것 같다. 사극이 정말 잘 어울리는 외모이다. 지금도 여전한 외모로 홍콩 및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았던 전설적인 락그룹 "Beyond"의 멤버 황관중과 긴 열애 끝에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가정에 충실하다가 요즘 다시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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