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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론공부

[ 영화추천 ] 한국형 히어로 ' 마동석 '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영화 6편

by 창조하는 인간 2022. 7. 25.

영화 <범죄도시 2>가 누적관객수 1200만 명을 돌파하였다.
코시국이지만 한국영화계는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물론 편향적으로 쏠리면 안되지만 코시국 덕분에 다양성 영화들이 상영관을 확보하기도 하며 웃지 못할 기회를 잡기도 했고,
한결 나아진 코시국 덕분에 밀려있던 작품들이 잇달아 개봉하며 흥행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영화산업은 코로나에 지지 않기 위해 지난 3년간 치열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1. K 컬쳐, 영화계에도 팬덤이 존재한다

코시국 속에서도 마블 영화는 건재했었다.
(하지만 최근 개봉한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예전 명성만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래도 기본 팬덤 덕분에 흥행 실패는 아니다.)
할리우드가 아시아에서 한국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K 컬처라 불리며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원동력에는 팬덤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한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스타를 사랑하며 열렬히 응원하는 붉은 악마의 민족적(?) 의지가 바로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화산업에서도 관객수라는 수치로 나타난다. 영화를 보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5분의 1 이상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시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범죄도시2의 쾌거는 팬덤의 승리인 셈이다.
하지만 1200만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팬덤만의 승리는 아니다.
한 편의 영화과 괜찮다는 입소문을 타고 퍼져 영화를 보지 않은 다른 이들도 기어이 극장을 채워 그 영화를 보고야 만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영화강국임을 증명하고 있다.
결국 한국 관객은 재미있으면 언제든 영화를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비가 비싸져도 결국. N차 관람러도 다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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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극장의 멀티플렉스화로 그 영화 아니면 다른 영화는 없는 어떤 마케팅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 역시도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극장과 관객이 서로 윈윈 하는 선택적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코시국에 주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 자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진 못한 듯하다.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위기에 대응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대형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은 이 정도로 무너지면 곤란하다. 거대 자본 영화의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오히려 관객수보다는 영화 제작 과정 그 자체에 타격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적은 자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영세한 영화일수록 더더욱 큰 피해를 입었을 순 있겠다. 다양성이냐 시장성이냐의 문제 대립은 관객에겐 선택의 문제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겐 생업의 문제이므로 쉽지 않다. 다만 그 생업까지 위협받으며 올인할 정도로 여유 없이 작품을 찍는 작가주의 영화인은 많지 않음으로 어떻게 해서든 위기를 극복했으리라 믿는다. 관객수에 타격을 입었을지라도.

 

2. 마블 영화가 유독 한국에서 잘 되는 이유


그렇다면, 왜 한국사람들은 마블 영화에 그토록 열광했던 것일까? (마블 영화는 내용이 산으로 가도 손익분기는 늘 넘겨버린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오락성 영화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춘 것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히어로는 상당히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듯 보인다. 과거 여러 차례 침략당했던 역사가 있으며 외세의 간섭을 받던 시기가 시대별로 있었지만 큰 전쟁에서는 소수의 인원만으로 침략을 막아내는 저력을 보이기도 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기에 활약했던 영웅들은 힘든 시기에 국민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경우, 특정시기 정치적인 영향력을 위해 더 많은 힘을 실어줬던 게 아닐까 싶지만, 알고 보면 훨씬 더 위대한 인물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니 말이다. (이는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개봉 이후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우리 시대에 꼭 필요했던 히어로, 존재했던 히어로들을 마음 깊이 존경하는 마음은 영웅들의 팬덤을 형성하는 것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다.
게다가, 강한 영웅에 대한 동경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정서이기도 하다.

3. 마블리 마동석은 정말 강하다


"진실의 방으로."
"어이 잠깐 일로와 봐."

이 두 문장이 너무 자연스러운 한국형 히어로.
도술을 부리지도 무기를 쓰지도 않고 오직 몸으로 승부하는데도 강해 보이는 것이 마블리 마동석의 매력이다.
보통 남성의 두배 정도로 보이는 팔뚝에서 나오는 강력한 한방은 시각적인 타격감을 충족시킨다.
많은 동작을 하지 않고 짧고 굵은 간결하고 묵직한 한방으로 적을 때려눕힐 때 그 누구보다도 강해 보인다.
그의 몸은 그 강함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결코 허상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 보인다.
그간 그의 필모들만 봐도 악당이건 선인이건 상관없이 악을 소탕하는데, 그 특유의 액션 장면으로 마동석 액션 영화라는 하나의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굿바이 싱글에서 맡았던 부드러운 캐릭터도 좋아하는데, 오늘은 극악무도함과 대립하는 마동석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영화 몇 편을 소개할까 한다.

4. 마동석의 영화 속 악당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극악무도하고 잔인하다. 다른 악당들에 비해 고통을 느끼는 정도도 상당히 무뎌 보이는 최악질의 악당이 등장한다.
하지만 마동석이 등장하면서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악독한 악당도 마동석의 주먹한방과 팔꺾기 한방에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서로 엉겨 붙는 싸움의 형태보다는 주로 집어서 던져지는 식의 액션이 가미되는 것도 그의 초월적 신체를 부각하기 위한 요소로 보인다.

1. 이웃사람 (The Neighbors , 2012, 김휘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영화 이웃사람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같은 지역에, 같은 동네에, 같은 아파트에 범죄자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이 영화는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각색한 것이지만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불안감을 잘 표현해냈으며, 극 중 사건이 벌어지면서 범죄자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대한 간접체험을 제공한다. 한 소녀가 사라졌고, 아이의 엄마는 끔찍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웃사람 중 누군가 그 아이를 납치했고, 살해했을 것이라는 정황 증거들을 실질적인 증거로 바꿔가면서도 점점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에 이입을 하게 된다.
영화 속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불안과 공포 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조여 오는 압박감에 힘든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마동석이다. 처음에는 되려 용의자로 유력해 보이는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가장 범죄를 저질렀을 확률이 높은 등장인물과 주차문제로 끊임없이 갈등하고 대립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극 중 인물들보다 빨리 범인의 실마리를 잡게 되는데, 나는 그와 마동석의 대립 시 살인마가 마동석에게 어떤 상해를 입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혼재하기도 했다. 아마 당시까지만 해도 마동석의 이미지가 아직 굳어지지 않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마동석은 굴하지 않고 사이다 같은 압도적 응징으로 용의자를 압박하게 되는데 거기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다. 굉장히 친해지고 싶은 무서운(?) 이웃의 느낌이었다.

2. 범죄도시 (THE OUTLAWS , 2017 , 강윤성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사실 이 영화를 언급하기 전에 영화 베테랑에서 아트박스 사장님 역으로 잠깐 출연했던 마블리에 대한 언급을 해야 한다. 그리고 부산행에서 좀비 떼와 맞서 싸우며 역주행하던 장면도 떠올려야 한다.
악당을 응징하는 자로 등장하여 덩치는 크고, 굳이 선과 악을 나눈다면 반드시 선의 편에 서고 있다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두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미지의 정점을 찍게 되는 작품이 바로 범죄도시이다. 이 영화는 실존인물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된 영화로 불법적인 일이 자행되는 험상궂은 동네에서 그들보다 더 험상궂은 포스로 불법과 불의를 소탕해 나가는 형사 마석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포스터만 얼핏 보면 대체 범죄자는 누구이고 형사는 누구인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첫 시퀀스부터 아주 작아 보이는 폴더폰으로 전화를 하며 한 손만으로 칼부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제압하는 마석도가 형사라는 것을 알게 해 주면서 이미 앞서 축적된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부각한다.
상당히 악랄하고 잔인무도하게 사람들을 썰어버리는(?) 악당들이어도, 결국 마석도 형사는 큰 상해를 입지 않고 그들을 제압해버린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더더욱 마동석의 강인함에 감탄하게 되는 영화였던 것 같다.
폭력성이 짙어 19금 영화 등급이지만 "진실의 방으로~" "어이 거기 잠깐 일로와 봐" 등의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악역으로 등장한 윤계상의 재발견이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거기다 해외에서는 보기 드문 융통성 넘치는 취조 방식은 마석두라는 인물이 범죄자는 반드시 소탕해야만 한다는 정의로움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범죄자들을 쥐락펴락 하며 그들과의 공생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사람이라면 그것을 불법적이고 비리 많은 형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으로 느끼게 되는 특징인 것이다. 이는 범죄도시 2에서 훨씬 더 크게 부각되는 요소이다.

 

3. 성난 황소 (Unstoppable , 2018, 김민호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영화 성난황소 포스터

이 영화는 부산행에서의 이미지를 연장해서 보면 좋을 듯하다.
아직까지 솔로인 마석두와는 달리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유통을 하며 아름다운 아내와의 알콩달콩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철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부산행에서의 아내 (정유미)처럼 성난 황소에서도 아내(송지효)는 남편을 꼼짝 못 하게 하며 그 큰 팔뚝이 무색하게 애처가 마블리로 보이게 만든다. 그런 소중한 아내가 납치를 당하게 되면서, 동철은 무섭게 분노하게 된다. 제목 그대로 황소처럼 모든 것을 들이받아버리며 악당을 소탕하는 모습은 범죄도시의 마석두 형사보다 훨씬 더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마동석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으며, 물론 극 중 동철의 아내가 어떻게 되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을 함께 가지고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의 결말 덕분에 한 번 보고 다시 못 볼 영화가 아니라 몇 번을 더 봐도 괜찮을 영화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4. 악인전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 2019, 이원태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영화 악인전 포스터


드디어 악당으로 나오나 싶었다. 조직의 보스로 정의와는 담을 쌓았을 악인인 줄 알았다. 게다가 마동석 불패의 법칙에서 예외적으로 연쇄살인마에게 피습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물론 사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쇄살인마에게 살인 실패를 선사하며 불패신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이미 분노로 끓어 오른 그는 연쇄살인마를 때려잡는 조직의 보스가 되어 누가 악인인지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어차피 마동석은 우리 편”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킨다.

5. 이터널스 (The Eternals , 2021, 클로이 자오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영화 이터널스 길가메시 버젼 포스터


마동석의 액션과 그의 피지컬이 할리우드에서도 통했다. 마블과 마블리가 만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다니.
미국에서 헬스 트레이너 생활을 했던 그는 영어에 능숙하다. 영어 이름 Don Lee 가 처음에는 낯설었고, 한국영화에서 영어와 담쌓았을 거 같은 모습을 여럿 보였던 터라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되긴 한다.
인간계를 벗어나 신으로 거듭난 마블리의 파워는 마블 영화에서도 심플하게 묘사된다. 크리쳐를 향해 내리치는 묵직한 한방으로 그 대상을 죽게 만드는 것이 묘하게 신빙성 있어 보인다.
앤젤리나 졸리와의 감정씬에서 한국인 국뽕을 빼고 본다면 여태껏 만났던 사랑스러운 아내 역할들 못지않게 강인한 여성과 커플이 될 수 있는 남성상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블리의 귀요미 코스튬은 한국에서의 마동석 이미지가 강인하지만 자상하고 귀엽다며 의외성의 포인트들로 양분화되어있다는 것을 마블에서도 인지하고 있음을
다만 이 영화는 마동석 불패의 법칙을 깨버린 영화로.. 아쉬움을 남겼다. 인간적인 캐릭터의 모습은 ‘어차피 마동석은 우리 편을 부각해 좋았지만 말이다.



6. 범죄도시2 (The Roundup, 2022, 이상용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유))

 

영화 범죄도시2 포스터

지난 1편의 흥행을 이어 2편에는 더 대박이 터졌다. 잔인한 게 조금 나아진 건지.. 등급이 15세로 낮춰졌기 때문에 훨씬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영화 개봉에 앞서 드라마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던 손석구의 출연도 흥행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너무 무섭게 나오던데..)
1편의 대사들을 적절히 패러디했고, 액션 스케일이 더 커졌음은 물론 필요에 의해 서로 공조하는 모습을 보인 1편 출연진을 보는 게 재미있었던 듯하다.
여기서도 잔악한 살인마를 크게 타격 입지 않고 잡아버리는 마석두 형사의 모습은 여전히 마동석은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영화의 제작과 각색에도 참여한 마동석은 이미 자신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관객은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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