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론공부

[ 영화추천 ] 헌트 그리고 태양은 없다 외 영화 6편

by 창조하는 인간 2022. 9. 1.

이번에도 역시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려요~

 

헌트가 개봉된 후 평론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생각보다 수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아.. 배우에 대한 존중인건가.. 평론가들과 대중이 같이 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본의아니게 의심을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대중들이 더 좋아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 헌트를 중심으로 감독이자 주연인 이정재와 그와 청담부부로 유명한 또다른 주연 정우성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헌트에 관련해서는 이정도만 이야기 해 볼까 한다. 

 

  • 영화 헌트와 감독 이정재 
  • 헌트속 실제 사건 (이웅평 상위의 미그기 귀순사건, 아웅산 묘지 테러사건) 

 

그 다음은, 청담부부의 시작이었던

태양은 없다 (City of the rising sun, 제작 1998 개봉 1999 , 김성수 감독) 

에 대한 소개를 해보고, 

 

정우성의 필모 중 추천하는 영화 3편, 

  • 증인 (Innocent Witness, 제작 2018년, 개봉 2019년, 이한 감독) 
  • 강철비(Steel Rain, 2017, 양우석 감독)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 2008, 김지운 감독)

 

이정재의 필모 중 추천하는 영화 3편을 소개할 것이다.

 

  • 사바하 (Svaha : The Sixth Finger, 2019, 장재현 감독) 
  • 암살 (Assassination, 2015, 최동훈 감독) 
  • 관상 (The Face Reader, 2013, 한재림 감독)

 

공교롭게도,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나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보다도 헌트의 흥행성적이 좋다. 

그런걸까? 

 

영화 헌트와 감독 이정재 

 

배우 출신 감독의 작품이라는 건 대외적으로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느낌이 강했다. 

이상하게도 기대치가 높지않고, 되려 스타이기 때문에 영화를 편하게 찍었을 것이라는 편견마저 작용하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배우가 감독으로 전향해서 활동하는 사례가 많지 않고, 성공사례는 더더욱 손에 꼽힌다. 

한국에서는 김윤석 배우가 감독으로 연출한 미성년이라는 영화가 있었고, 호평이긴 했지만 대중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정재 배우는 지금 현재 한국배우중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몇 안 되는 배우이기도 하고 요즘 말로는 그야말로 핫한 배우인데, 이번에 감독이자 제작자이자 배우로 활약한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니 일각에서는 과한 호기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면 얼마나 잘 했겠냐는 시각이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고, 거기에 주연배우가 청담 부부 정우성이라니. 

 

영화라는 게 사실 어떻게 보면 도박성이 정말 강해서, 잘될 때는 건물도 지을 만큼 잘 되지만, 안되면 빚더미에 나 앉게 된다. 오징어 게임으로 핫한 이정재가 빚더미에 앉을 거라는 생각도 조금 우습긴 하다. 그래서 스타 배우였던 그들의 행보에는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라는 지레짐작도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홍보하는 여러 인터뷰들을 봐도 그리고 영화만 봐도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 드러나고 있다. 배우가 시나리오를 받아서 그 시나리오를 체득하게 될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고 분석을 하는지 이번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됐던 것 같다. 

잘생김이 묻었다는 팬에게 손사레를 치며 웃어넘기던 모습에서도 되게 섬세할 거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 영화 헌트는 생각보다 잘 짜인 구성이 특징인 작품이다. 

 

헌트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올해 최고의 작품은 단연 헤어질 결심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또 2번이상 볼 정도로 괜찮았던 영화가 있냐고 묻는다면, 탑건과 더불어 헌트를 손에 꼽고 싶다. 

코로나 시국 이후로 이렇게 영화관을 자주 갔던건 처음인 거 같다.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했던 탑건과는 달리 헌트는 사실 TV로 방영을 해도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할 거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만 두 번이나 보러 갔던 이유는, 처음 봤을 때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놓치는 부분이 생겼을 것이라고 판단해서였다. 그만큼 서사의 몰입도가 높았다. 다른 시점으로 다른 관점으로 보려면 한번 이상은 다시 봐야 보일 거 같았다. 

두 번째로 보러 갔을 때는 정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이미 연출적으로 인물의 내면을 잘 보여주고 있었는데 처음 봤을 때는 전부 다 그냥 넘겼던 것이다. 이렇게 세세하게 컷 분할을 해놓다니... 

처음에는 동림의 정체를 추적하기 바빠서 다른걸 보지 못하는데, 모든 걸 다 알고 다시 보면 인물들의 표정 변화나 감정 변화를 포착한 컷들에 감탄하게 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하지만, 앞서 말했듯 기대치가 높지 않았고, 기대치가 높은 감독들의 영화도 망할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해보면 대단하다는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데뷔 30년 차 배우의 영화에 대한 자세를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보고 나니 궁금했던 것은 각본이었다. 시나리오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 

그도 그럴것이, 영화는 198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 속 일련의 사건들이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을 각색해서 넣어둔 것이라 사실감이 돋보인 거 같다. 그 시기를 경험하지 않았던 세대에게는 이질감과 충격을, 경험했던 세대에게는 새삼 떠올리게 되는 과거 사건들이었던 것이다. 두 사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하나는 미그기로 귀순한 북한 조종사와 영화 속에서는 방콕이지만 실제로는 미얀마에서 벌어졌던 폭탄테러사건이다. 

 

헌트 속 실제 사건 

이웅평 상위(대위)의 미그기 귀순사건 

1983년 2월, m-19 미그기를 타고 대한민국의 영공을 거쳐 당당하게 귀순 표명했던 이웅평 상위(대위)는 당시에 엄청난 충격이었을 거 같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비행기 타고 되게 쉽게 넘어올 수 있단 착각을 할 수 있는데 군사작전훈련 중 방향을 틀면 추격자가 따라붙고, 남한에도 미사일 투성이었고 실제 견제하기 위해 F급 전투기까지 떠올랐다. 항복 의사를 밝히며 수원비행장에 착륙해 착륙할 당시 모습도 포착이 되었는데 젊고, 키도 크고 훤칠한 모습이었다. 영화에서는 배우 황정민이 이 역할을 맡았는데, 라면에 얽힌 일화는 카더라~로 돌아다니던 일화를 가져온 것이지 사실은 아니라고 한다. 라면 한 봉지 때문에 귀순을 하기에는 북에 남겨진 가족들이 당할 수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결코 가벼이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등장할때 재미를 줬던 부분은 황정민 배우의 등장이라는 것과 맞물려 시너지가 난 것 같다. 관객들은 이미 해외팀의 면면을 보고 나서 정말 엄청난 카메오들이 휩쓸고 지나갔던 터라 방심하고 있던 차에 황정민을 만나게 된 셈이었다. 아직 그 재미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즐겁다가도 결코 극의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다시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만든 것도 좋았다. 

 

아웅산 묘지 테러 사건 

1983년 10월 9일 미얀마에서 있었던 대통령 피습사건으로 장관 17명 사망, 13명이 부상을 당했던 끔찍한 테러 사건이다. 휴일이었던 미얀마에서는 제대로 된 병동조차 구할 수 없어 더 사태를 악화시켰다. 

체포된 한국인들 때문에 한국정부의 자작극으로 국제사회에 비춰지기도 했는데, 북한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독재자 체제여서 국민들의 지지율이 취약하여 이런 일을 자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미국과 소련이 냉전기간이던 당시 비동맹국가들의 지지율을 높여 자유진영에 넣고자 해외순방을 하던 도중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아웅산 묘지는 미얀마에서는 우리나라의 현충원 같은 곳으로 귀빈은 반드시 이 곳을 방문하여 참배를 하며 추모하는 공간이다. 아웅산 수치 총리의 아버지 이기도 했던 아웅산의 묘지로 미얀마의 정신적 터전 같은 곳인데 이곳에서 테러사건이 터져버린 것이다. 

폭탄 테러범들은 알고보니 북한이 보낸 군인들이었는데, 폭탄만 잘 터트린 뒤 배 타고 탈출할 예정이었으나, 고국에게 버려짐으로써 이 사건을 전부 자백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체포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끝내 자백을 거부했던 1명도 사망했고 자백을 했던 사람은 감옥에 수감되어 평생을 살다가 2005년에 감옥에서 사망했다. 

현재에도 당시 피해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는 사건이라 영화적으로 풀기 쉽지 않았을텐데 영화는 이를 영리하게 비틀어서 묘사한다. 상황은 유사했으나, 영화 속 인물들의 대립, 서로의 이익을 위한 판단으로 총기난사사건이 되고 뒤이어 폭탄까지 터지게 되는데 타깃이 되었던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걸 알고 있으면서도 영화를 보며 씁쓸했던... 

독재로부터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끝까지 그를 쫓아 죽이고자 한 정우성은 역시 GoodMan..  15년간 남한에서 공작하며 스파이로 살아온 북한 군인이 전쟁을 막기 위해 대통령 암살을 저지한다는 내용도 미래인의 관점에서는 슬프고 안타까웠다. 

 

이렇듯 시퀀스의 짜임새가 좋아서 두번 봐도 전혀 돈 아깝지 않은 작품이 된 거 같다.  

 

1980년대의 암울함과 폭력과 억압은 민중과 권력과의 뚜렷한 대치를 통해 그동안 상당수 콘텐츠화가 이루어졌지만, 헌트처럼 80년대 안보문제와 권력다툼을 첩보물로 풀어낸다는 방식은 신선한 접근이었던 것 같다. 장르영화로도 수작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액션씬의 타격감이 괜찮았다. 

 

영화 소개를 이정도로 했으니, 이제 청담 부부의 시작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려고 한다. 

 

 

  • 구독중인 OTT중 시청 가능한 것을 표기해 두었습니다. 
  • (유) 는 단품 구매 상품입니다. 멤버쉽 임에도 유료 구매 해야합니다.
  • 사진 출처는 다음영화 입니다.

 

청담 부부의 시작 

태양은 없다 (City of the rising sun, 제작 1998년 개봉 1999년 , 김성수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 

 

태양은 없다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방황하는 청춘들이라고 하기에는 외모가 참 반짝반짝해서 기억에 남는 영화이다. 

비트의 제작진과 정우성이 다시 만났고 거기에 이정재까지 얹어진 청춘영화였다. 

최근 헌트를 보고 다시 한번 관람했는데, 외모만을 부각하려나 착각이 될 정도로 눈부신 장면들이 있었다.

필름 특유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컷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헌트 같이 짜임새가 좋고 서사구조가 탄탄하게 이어지는 작품이라기보다는 인물들의 정서나 인물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나 관객에게 보여주고픈 인물들의 모습을 느낌 있게(?) 표현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비트를 통해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던 정우성은 비교적 바른 느낌으로 복싱을 해서 최고가 되고 싶지만 여러 여건상 쉽지 않은 청춘을 연기했고, 이정재는 허세와 허풍과 사기로 점철된, 그렇지만 결코 미워할 수는 없는 청춘을 연기했다. 이때 캐릭터가 성장하면 왠지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이 될 거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하던데 슬펐다. 그러기엔 너무 빛나던 청춘… ㅠㅠ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다… 

 

티빙에서 영화보다가 캡쳐가 안돼서 스마트폰으로 찍음

 

영화를 보고 나면 ost도 한동안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임팩트가 있는 작품이다. 

중간에 배경음악으로 나온 엄정화의 poison이 반갑다면 우린 아마 같은 세대.. ㅋㅋㅋ

사실 요즘 이정재와 정우성의 페르소나 같은 사람은 박성웅 배우인데, 헌트에도 등장하지만, 정우성 감독의 보호자라는 작품의 주연이기도 해서 단연코 페르소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작품에 초단역으로 등장해서 반가웠다. 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나름 흥미로웠던 것 같다. 태왕사신기의 주무치가 그냥 하늘에서 뚝떨어진 배역이 아니라 차근차근 쌓아 올린 결과물이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범수 배우의 그 사채업자 역할은 다른 배우가 했으면 느낌이 살지 않을 거 같다. 단발머리… 정말… 나는 단발병이 없지만, 만약 생긴다면 태양은 없다를 보면 될 거 같다.. 

 

단발병치료가능한 이범수배우와 멀리보이는 박성웅배우

 

안구정화를 위한 반짝반짝 빛나는 그들의 외모 컷.

정우성은 늘 잘생겼다. 한장만 고르는게 쉽지 않았다며..

이걸 찍기 위해 많은 장면들을 멈춰야 했지만, 이렇게 빈틈없이 멋질 수가 있구나. 

영화 장면 캡처는 되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보고 있는 장면을 멈춰서 폰카메라로 찍어보았다.. 

너무 잘생김이 묻어있어서 당혹스러움. 

이런 청년이 사기치면 넘어갈것도 같고...

정우성 배우의 포스는 사실 그 당시에 실물로 보지 못한 한이 피어오를 정도이다.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사람들마다 하고 있고, 본인도 즐기고 있고 유쾌해서 그냥 그러려니 했던 감이 없지 않은 거 같다.

더군다나 평생을 텔레비전 화면이나 스크린으로만 봐온 나로서는 대체 어떤 느낌인지 추측할 수도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세상에 저렇게 생길 수도 있구나 싶은 것이다. 

이정재 배우도 마찬가지였다. 요즘도 젠틀하고 한때는 되게 섹시한 느낌도 가지고 있었는데 청년시절에는 그게 강했던거 같다. 나는 어렸어서 그들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던거 같고, 나이가 들어서 다시 들여다 보니 이게 엄청 블링블링해…!  너무 생겼다. 짜릿해. 새로워! 

 

이렇게 두 작품만 이야기 하기에는 조금 아쉬워서 정우성 주연의 영화 3편과 이정재 주연의 영화 3편을 골라보았다. 

개인적인 견해가 듬뿍 담겨 있는 순위이다. 

 

배우 정우성의 필모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영화 

1. 증인 (Innocent Witness, 제작 2018, 개봉 2019, 이한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 ()) 

영화 증인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여러 영화들이 있지만 그중 증인을 가장 먼저 꼽은 이유는, '거기에 정우성이 나왔었어?' 싶을 정도로 정우성이라는 존재감을 지우고 영화 속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각본을 쓰면서 유명해진 문지원 작가의 작품이고, 완득이를 감독했던 이한 감독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한 감독님의 영화'연애소설'을 좋아하지만 최근에 가까울수록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드라마로 승화시킨 영화를 많이 하셨던 거 같다. 

 

훈훈한 변호사역의 정우성

이 영화도 자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영우처럼 변호사의 입장이 아니라 자폐를 가진 사람이 증인이 될 수 있는가? 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영화였다. 여기서 정우성의 연기가 정점에 달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분명 옆집에 살지 않을 것 같은 비주얼이어야 하는데 왠지 저렇게 훈훈한 변호사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인간적인 내면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정말.. 저렇게 잘생긴 변호사는 없겠지만..  

 

2. 강철비(Steel Rain, 2017, 양우석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 쿠팡플레이, 유튜브 () )

 

영화 강철비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강철비 역시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눈부신 외모를 부각하거나 활용해서 만든 영화가 아니어서 되려 좋았다. 물론, 군복 입은 정우성이라니... 흠.. 저런 북한 군인은 있을 수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수갑 차고 국수 먹는 장면에 홀릭되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과묵하고 신중한 정우성 배우 특유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잘 묻어났다. 곽도원 배우와의 케미가 돋보였으며 첩보물답게 액션씬도 화려하고 좋았다. 

 

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 2008, 김지운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이 영화는... 외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나 싶긴 한데,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멋진 넘사벽의 장면이 있어서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느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음악도 너무 잘 만들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 한데 액션 장면이 경쾌해서 즐겁게 볼 수 있을 작품이다. 식민시기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신선했다. 

 

이 장면은 당그닥 거리는 음악과 그 장면을 함께 보면 심쿵한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같은 경우는 그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데... 손예진 배우의 연기에 더 주목하게 되었던 터라 빠지게 되었다. 사실 정우성 배우는 그 외모만으로도 개연성이 생겨서 그런지 멜로 영화를 많이 했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영화로는 좋지만 몰입에 한계가 있었다. 현타가 오기 좋은... 현실의 나와 비교해보면 되려 씁쓸한 초콜릿 같았기 때문에 멜로 영화는 추천하지 않았다... ㅋㅋㅋ 

 

배우 이정재의 필모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영화 

1. 사바하 (Svaha : The Sixth Finger, 2019, 장재현 감독)

(넷플릭스, 웨이브(유) 티빙, 시리즈온(유) , 쿠팡플레이, 유튜브 (유))

영화 사바하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사바하는 종교영화로는 수작이다. 특히 한국사회에 뿌리내려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이 영화 속에서는 이정재라는 배우의 존재감보다도 몰입이 강하게 되는 스토리텔링 자체가 큰 장점이었다. 있음직한 종교와 그 신비함과 부정함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배우의 매력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 내겐 장점이었다. 그렇지만 이정재 배우가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서 몰입을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좋았던 것이다. 

 

 

2. 암살 (Assassination, 2015, 최동훈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

 

영화 암살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이 영화도 사실 다른 배우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영화 도둑들을 추천순위에 넣지 않은 이유는 눈 돌릴 다른 배우들이 너무 많아서였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작품을 추천한 이유는 악하다고 할 수 있는 변절자의 연기를 이토록 처절하고 비겁하게 묘사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뻔뻔하고 악랄하고 동정할 가치도 없는 부류로 다뤄져 왔지만, 이정재가 맡은 염석진이라는 역할은 비교적 납득이 되면서도 용서는 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자아내는 캐릭터였다. 이정재 배우의 인터뷰에서도 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는 안옥윤에게 죽게 된 염석진이 "몰랐으니까. 해방될지 몰랐으니까"라고 하는 대사 때문이었다고 한다. 열심히 독립운동을 펼쳤던 젊은 날을 뒤로하고, 종이 한 장 차이로 변절하게 되면서 수많은 동지들을 팔아넘겨 생명을 연명해온 변절자의 변명치고는 정말 개연성이 있었다. 재판씬에서마저 얄밉고, 비겁하게 살아남은 노인이 죽기 직전에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 대사가 남겨진 후손들에게는 뼈아픈 상처이자 슬픈 시대상을 알게 하는 말이었다. 이 역할의 연기를 너무 훌륭하게 소화해 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이정재의 필모에서도 손꼽아 추천할만한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3. 관상 (The Face Reader, 2013, 한재림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 쿠팡플레이, 유튜브()) 

 

영화 관상 포스터 (출처 : 다음영화)

 

여기도 정말 엄청난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는 포스로 이정재 배우가 영화 전체 분위기를 장악한다. 왕이 되기 위해 조카를 쳐내는 비정한 삼촌 수양대군 역을 맡은 이정재 배우는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압도적 등장씬을 남기게 된다. 장면 연출도 훌륭했고, 음악도 웅장해서 개들이 짖는 소리랑 같이 섞이니까 긴장감이 느껴졌다. 등장씬과 대응한 회상 장면과, 마지막에 눈가가 촉촉해져 두려움에 떠는 송강호 배우의 표정연기도 압권이라 그 장면이 더 두드러졌던 것 같다. 

큰 스크린 가득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유행어와 더불어 잊히지 않는 장면이 되었다. 

거기에 친조카를 쳐내야 하는 비정함과 조카에 대한 연민이 뒤섞인 인물의 감정연기를 훌륭히 해낸 느낌이 들었다. 

 

이정재는 단독 주연의 작품보다는 오히려 다른 배우들과 협업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내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하녀라는 작품인데 그 영화도 전도연 배우의 연기에 더 몰입하게 되는 거 같아서 앞의 세 작품을 추천하게 되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는 그동안 이정재가 쌓아온 이미지와 상반되는 모습으로 상당히 망가져 있어서 신선하다가도 충격이었다. 반짝반짝한 홍기가 성기훈이 되다니... ㅠㅠ 외신의 반응처럼 열광하진 못했는데.. 잔인한 서바이벌을 다루는 스토리를 좋아하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청 재미있게 몰아쳐서 봤었다.  

 

잘생긴 배우를 활용해서 스토리텔링을 부각하는 게 나쁜 방식은 아니지만, 심지어 흥행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식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영화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에 대한 환상을 키운다기보다는, 그 배우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생겨버리는 개연성에 스토리의 빈약함이 묻히는 게 싫다. 

멋지게 쓸거면 정말 극단적으로 멋지게 보이는게 차라리 좋고, 그게 아닐거라면 배우가 보이기 보다는 배우가 맡은 역할의 인물이 보이는 것이 좋은 같다. 

그런 점에서 배우는 최근으로 올수록 점점 자기의 스타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작품을 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작품 활동을 할지 계속 주목하게 될 거 같다. 

반평생을 스타로 살아온 두 오라버니를 아직 놓을 수 없겠다. ㅋㅋㅋ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