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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론공부

[ 영화추천 ] 인생이 힘들 때 들여다 보면 좋을 힐링영화 6편

by 창조하는 인간 2023. 1. 3.

이제 어느덧 2022년도 지나가고 2023년이 되었다. 연말은 다음 해가 좋아지길 기원하며 들뜨는 분위기가 있어야 했는데, 경제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금리는 계속 오른다고 하니 몸도 마음도 지치는 새해맞이가 되지 않았나 싶다. 

연초를 맞이해서 지난해의 시름을 잊고 한발짝 더 나아가고자 할 때 보면 좋을 영화 6편을 가지고 왔다. 

 

지금까지 살면서 힘든 일 한 번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힘듦은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주어진다고도 하는데, 어째서 살면 살수록 점점 강도가 세지는 거 같은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업보로 여겨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억울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생기는 거지만, 원인이 없어도 언제든 날아들 수 있는 인생의 변수이다.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못하고 그 어떤 것도 위안이 되지 않는 완전한 고립의 시간이 찾아오는 순간,  그 상황을 회피하거나, 아니면 정면으로 부딪혀서 묵묵하게 버티거나 둘 중에 하나인 거 같다.  

나는 아직까지는 후자였다. 회피를 할 수 없어서 정면돌파를 선택 했던 적도 있고, 매는 항상 먼저 맞는 성격이라 두려움의 크기가 커지는 것 자체를 잘 못 견디는 편이다. 그 두려움이 커지기 전에, 싹을 잘라내는 편이어서 지금까지는 운이 좋게도 정면돌파로 잘 견뎌온 것 같다. 

나의 이런 성격에 영향을 준 6편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의 연령대도, 종족도 다른 영화들이고 동심을 깨뜨리지 않는 영화도 섞여 있다.  

 

힐링 영화추천 6편 

  1.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 제작,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2.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2000 제작,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3.  터미널 (The Terminal, 2004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4.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The 100-Year-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d, 2013 제작, 펠릭스 헤른그렌 감독) 
  5.  베일리 어게인 (A Dog's Purpose, 2017 제작, 라세 할스트롬 감독) 
  6.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 2018 제작, 마크 포스터 감독) 

 

 

1.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 제작,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유), 유튜브 (유))

 

포레스트 검프 옛날 포스터

 

포레스트 검프가 개봉된지도 어언 30년이 다 되어 간다. 영화는 몰라도 음악은 귀에 익을 수도 있는데, 아마 아느냐 모르느냐로 세대를 구분 지을 수 있다던가 영화를 좋아한다던가의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포레스트 검프는 주인공 포레스트의 성장기이자 한 사람의 인생 전기라고 볼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스치며 살아가게 된다. 누구나 그렇듯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과의 정서적 교류나 상황들이 관객과의 공감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포레스트는 또래 아이들처럼 학습할 수는 없는 아이큐 70의 소심한 아이였고,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차별하는 학교에 분개하며 특수학교에 보내기를 거부한다. 포레스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줬던 사람은 어머니이다. 어머니의 가치관이 포레스트를 바른 길로 인도하며 삶을 당차게 살아나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인 것 같다. 물론, 본인은 그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덤덤하게 넘어가지만.. 

그다음 포레스트 인생에서 한줄기 빛이자 구원이었던 제니. 제니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나 역시도 제니는 아직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한 미지의 캐릭터로 남아있다.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며 자란 제니는 인생이 순탄하지 않았고, 포레스트에게 제니는 평생을 사랑한 단 한 사람으로 남았지만, 제니에게 포레스트는 친구 이상으로 인정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버린다. 오죽했으면, 조커보다 더한 악당이라고까지 여기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제니가 포레스트를 어떻게 대했건 어떤 마음이었건 간에 포레스트의 사랑은 진실했고 올곧았다. 제니의 불분명함이 포레스트의 마음과 대비되며 포레스트의 사랑을 훨씬 선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만난 전우 댄 중위. 새우잡이 배의 캡틴이다. 포레스트는 제니와의 사랑에 상처받을때마다 국토를 횡단하며 달린다던가, 새우잡이를 하는 등 어마무시한 육체적 노동을 감행한다. 물론 심적 변화가 곧바로 노동으로 이어지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일련의 사건들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순 있지만,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주는 힐링포인트이다. 정말 감당할 수 없는 힘듦이 밀려올 때는 미친 노동을 해보면 그 고통이 조금 상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각이 복잡할땐, 운동을 하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며 훈장까지 받게 되는 포레스트 이지만, 베트남에서 전우를 잃기도 했고, 다리를 잃은 댄 중위가 폐인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보통은 그것들이 전부 트라우마나 고통으로 자리잡지만, 포레스트의 해결책은 달랐다. 새우를 잡았다. 그것도 엄청 많이.

여담이지만 샌프란시스코에는 이 영화에 감명받아 만든 새우요릿집이 있다. 다양한 새우요리가 있고, 튀긴 새우요리만 잔뜩 먹을 수도 있다.  

인생을 살면서 깊은 상처를 받았을 때, 그 상처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급선회하여 삶을 풀어나가는 모습이 포레스트 검프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전혀 다른 방법으로 고통이 상쇄되어 풀려버린다. 그 모습을 본받고 싶기까지 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포레스트 검프 라는 영화추천 해 보았다. 

 

2.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2000 제작,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

캐스트 어웨이의 눈물샘 윌슨

포스터는 톰행크스 얼굴이 가득 들어있던 터라 어떤 영화인지 무슨 내용인지 필요 없이 톰행크스 얼굴 하나로 홍보가 된다는 그 자신감이 신선했다. 물론 영화 제목이 말 그대로 "조난자"여서 영화의 내용을 짐작할 수는 있었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조난에 관한 영화 하면 떠올릴 만한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캐스트어웨이라는 걸작을 뛰어넘어야 하니 더 엄청난 내용이 있는 것처럼 포장을 잘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은 여전히 영화 강국이지만, 이제는 정말 많은 OTT서비스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개봉도 전쟁이 되었다. 매력적인 문구와 영화의 특징이 드러나는 포스터가 아니면  눈길이 쉽게 가진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캐스트 어웨이는 강력하게 영화추천 어필해본다!

캐스트어웨이에서 가장 큰 눈물샘이었던 윌슨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오랜 기간 마음을 나누고,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존재는 꼭 어떤 반응을 해줘야 하고 상호 간의 소통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작은 공 하나가 항상 곁에 있어줬고, 이름을 붙이고 부르면서 정서적으로 많은 의지를 하게 된다. 윌슨사에서 제작한 평범한 배구공이 한 사람에게 큰 의미로 남게 되는 것이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일상들이 모두 윌슨과의 대화의 소재가 되고, 윌슨은 묵묵하게 그 감정을 받아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청자가 되었다. 이 영화의 영향인 거 같은데, 물건에 이름을 붙이면 나도 모르게 그 물건에 애착이 생기게 되었다. 이름을 불린다는 것은 그런 의미인 거 같다. 더군다나 내가 지어주는 특별한 애칭인 거니까.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좋아하는데, 딱 이런 상황에 적용하기 좋은 듯하다. 

무인도를 탈출하면서 윌슨을 잃게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그 헤어짐에 눈물짓게 된 건 주인공의 심정에 많은 공감이 되었기 때문인 거 같다. 

 

 

3. 터미널 (The Terminal, 2004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유))

 

가장 마음에 들었던 터미널 포스터

이쯤 하면 톰행크스의 스페셜 글이 된 것 같다. 영화 터미널은 공항에 표류하게 된 여행자, 정확히 말하면 국적을 잃어버리게 된 여행자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생존하며 선한 영향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영화이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재즈 가수의 사인을 받으러 미국으로 왔을 뿐인데, 하필 그때 자국에 전쟁이 나서 무정부 상태가 되고 신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공항에 억류된다. 더군다나 영어라고는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여행자였다. 공항밖으로는 나갈 수 없고, 되돌아갈 모국도 없는 상태에서 살아남으려면 공항 내 식당의 무료쿠폰을 모은다던가, 일자리를 찾는다던가 하는 일이다. 막상 그 상황에 처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막막하기만 한데...  낯선 공항에서의 첫 느낌과 그곳에서 숙식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게다가 낯선 사람들이 넘쳐나는 공항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다고 하면 더 무서울것 같고...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건 영화여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기곤 하지만, 실제로 따뜻한 사람들이 많을테니까. 사람과 마음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영화를 보면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능력자였던 주인공은 배움의 속도도 빨랐고,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생존스킬만큼이나 절박하고 절실한 공항에서의 생존기는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톰행크스는 생존전문인가... 

이 영화에 조샐다나의 신인시절 모습도 담겨있어서 아바타 이후 다시 보게 된 사람들이라면 기쁘게 발견 할 수 있을 것 같다. 

 

4.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The 100-Year-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d, 2013 제작, 펠릭스 헤른그렌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유))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포스터

이 영화는 100살이 된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북유럽판 포레스트 검프라고 할 만큼 세계사를 관통하는 삶을 살아온 할아버지가 100살이 되어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너무도 건강하게 탈출을 감행해서 지난 삶에서 만큼이나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문제는 100년쯤 살다 보니 생명의 위협정도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있었고, 이상하리만큼 운이 좋은 이 할아버지는 유럽전역을 휩쓸고 다니게 된다. 

여기서 묘하게 힐링이 되는 게 생소한 경험이었다. 걱정이 많은 일상 속에서 생명에 위협이 되는 일조차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면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물론 주인공 할아버지의 목숨은 말도 안 되게 길고, 할아버지를 쫓던 이들의 목숨은 너무도 가볍게 처리된다는 점에서.. 과하게 주인공 지상주의지만, 누구나 다 스스로의 인생의 주인공이니 더 언급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어처구니없는 웃음부터 찐 웃음까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중 한편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영화추천 해보았다.

5. 베일리 어게인 (A Dog's Purpose, 2017 제작, 라세 할스트롬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유))

 

베일리 어게인 포스터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윤회사상을 믿는다면, 강아지가 계속 강아지로 태어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겠지만 짧은 견생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다음생에 또다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강아지들을 보면 인간은 발을 들일 수도 없을 만큼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건, 강아지가 4번의 환생을 할 동안 가장 처음 만났던 주인을 다시 만나면서 그 주인이 과거에 떠나보낸 강아지를 떠올리게 되는 장면이었다. 다시 만난 기쁨과 그리움들이 모두 묻어나는 장면들. 강아지는 이미 생과 사를 충분히 넘나들었던 만큼 두려움 없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그 지점에서 힐링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누구나 이별은 아프고 괴로워서 두렵기까지 할 텐데, 강아지들이 덤덤하게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면 가끔 수명이 짧은 그들이 그 짧은 삶 속에서 얼마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느껴진다. 그때마다 내 삶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됐던 것 같은데, 영화는 그 이유를 잦은 환생(?)으로 두고 있어서 신선했던 것 같다. 강아지는 사랑입니다. 

6.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 2018 제작, 마크 포스터 감독)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유), 티빙(유), 시리즈온(유), 쿠팡플레이, 유튜브 (유))

 

이 포스터가 짱

곰돌이 푸는 애니메이션으로 푸와 친구들의 이야기 부분을 조금 알고 있었던 게 다였다. 조금 더 보태자면, 푸의 진정한 친구는 크리스토퍼 로빈이고 원작자의 아들이 모티브지만 실제로는 비극적인 삶이었기에 안타까움을 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하는 실사영화면서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 예고편을 보자마자 영화를 보게 되었다. 포스터도 너무 마음에 들고. 특히 아무것도 안하는게 제일 좋다는 문구가.. 

어린 시절의 동심을 잃고 살아가는 어른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게 도와준다는 평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 그것을 특히 잘 표현한 부분은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의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대사들이다. 어릴 때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괜찮았고, 조금 쉬어가도 여유가 있었는데 어른이 된 순간부터 쉬는 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계속 나아가자니 너무 지치는 상황에 치이게 된다. 영화에서 크리스토퍼 로빈도 일에 엄청 치여있는 워커홀릭의 끝판왕이었다. 점점 가족의 소중함을 잃고 있었고,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기 딸에게도 살갑지 않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귀염둥이 푸와 그 친구들이 정정(?)해주는 스토리이다. 실사버전이라 조금 덜 귀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귀엽고 깜찍했다. 개인적으로 인형을 아직 좋아하는 키덜트라 이런 실사는 꽤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쳐있는 어른들이 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영화로 강력 영화추천 한다.  

 

2023년에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일들에, 약간의 쉼표를 주고 싶다면 한번 정도는 들춰보아도 좋을 것 같은 영화들이다. 아직 새해가 밝은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목표는 웅장하고 계획은 화려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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