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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구입후기] 진품이 아니면 3배로 물어준다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

by 창조하는 인간 2022. 10. 17.

지난 주말, 데이터 센터 화재로 카카오와 관련된 많은 서비스들 (카카오톡, 멜론, 카카오 택시, 티스토리 등등) 이 올스톱되면서
오랜만에 고립되는 느낌을 느꼈다.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었나보다. 단절된 사회가 아니라 카카오라는 엄청난 영향력의 플랫폼 아래에 종속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당장 연락하는 사람이라곤 가족들 밖에 없지만, 문자는 잘 쓰지 않고 카톡을 자주 애용했고, 편하게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대체할 것이 전혀 없진 않았다. 워낙 많은 수의 구독을 하고 있다보니, 멜론 대신 음악을 즐길만한 플랫폼은 많았고, 카카오톡도 앞서 말했듯 문자나 전화로 해도 문제없었다.

다만... 티스토리의 타격은 조금 컸네.. 사실 방문자수가 많지 않은 블로그라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적어도 내가 '아, 이번에는 이걸로 글을 올려봐야겠다!' 라고 했던 결심의 3분의 2 이상이 소멸할 정도의 시간이긴 했다.
주말 내내 복구하느라 고생했을 인력, 크게 사고로 번지지는 않았던 화재사건 등등 그나마 다행인 부분도 있었다.
시가총액이 조 단위로 사라져 버린 본사의 타격은 엄청나겠지만.

약간의 경각심을 심어준거 같다. 어떤 것에라도 심각하게 의존하진 말아야겠단 생각...

어쨌든, 데이터 사고가 나기 바로 직전 블로그에 쓸만한 소재를 찾아서 몹시 기뻤었다.

입고 소식이 들렸다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만든 조던 루카 1.
이젠 하다하다 신발 후기까지 쓰냐고 하겠지만, 예뻐서 산 농구화에 눈이 하트가 되는 거 말고,
어떻게 그것이 나에게 오게되었는지의 경로에 대해 써볼까 한다.

엄청 꼼꼼하게 패킹 되어 온다.

사실 한정판이라고 할건 없고, 가격대가 조던 시리즈 치고는 높지 않은 편이어서 어떻게든 구하면 구할 수 있... 지 않았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량 입고된 물량은 순식간에 솔드아웃.
졸린 눈을 부비고 갈 틈도 없이 매진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열망이 강하게 밀려오면 어떻게든 그것을 사야겠다는 소비심리가 스멀스멀 올라오게 된다.
조금만 더 비쌌더라면, 돈을 아끼게 됐다며 내심 안도했을지도 모르는데.. 이 애매한 가격대가... 구글링을 하게 만들었다.
1~2년에 한번 살까 말까 한 신발.. 루카 돈치치의 시그니처는 포기할 수 없었다며..

비닐 포장까지...!


검색을 해보니 사이즈마다 가격대도 다르고, 어제오늘 가격이 달라지고 약간은 주식 같기도 한 요상한(?) 한정판 거래 사이트가 있었다.
KREAM이라는 웹사이트였다. 앱으로도 접속할 수가 있었는데, 루카 1 물량이 많이 있었다.
물론 내가 사려고 했던 사이즈만 유독 가격이 조금 높은 시기였지만, 정가에 비해 비합리적으로 가격이 높진 않았다. 그저 배송료와 수수료 조금 아주 약간의 웃돈이 얹어져서 큰 부담이 없었다.
쉽게 구할 수가 없으면 그냥 단념했을텐데 이런 서비스가 있을 줄은...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다. 짝퉁을 사게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

자체적으로 검수를 해서, 진품인지 아닌지 판별한 뒤에 배송해준다고 되어있었다.
결정적으로 구매를 하게 된 계기는 진품이 아닐경우 3배를 물어준다는 어떤 지식인의 답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식인이 아니었나..)
찾아보니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쓰여있다...!

신발이 이렇게 곱게 쌓여있다니... 뜯을수가 없엉..


아무튼.

못구한 한정판이 있으면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만, 가격대가 후들후들...
루카 1은 착한 가격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주문을 하고 배송을 받은 건 거의 5일 정도 걸렸던 거 같다. 판매자가 KREAM의 검수센터로 택배를 발송하고, KREAM에서 물건을 확인한 뒤 재포장을 해서 나에게 배송했다.
해외직구보다는 빨랐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리고도 남았다. 게다가 창고에 뒀다가 되팔 수도 있는 시스템이어서, 신을 목적이 아니라 아까 말한 대로 주식처럼 쟁여뒀다가 판매를 할 수도 있나 보다.. 비쌀 때. (물론 나는 신으려고 샀다...! )
창고에 있는 물건은 이미 진품 검수가 끝난 거라, 배송을 빨리 받는 대신 가격대가 다소 높아진다며.
실제로 물건을 판매하고자 하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산이 조금 느리다는 말이 있던데 이것은 물건을 안팔아 봐서 모르겠다.

KREAM의 정품 인증 택

다만, 어떻게든 구하고야 말겠다는 사람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어본 서비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명품 쪽은 잘 몰라서; 어느 정도의 수요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신발은...
특히 나같은 사람은 유행도 브랜드도 취약하지만 가끔 한 번씩 이렇게 꽂히는 물건이 있으면 꼭 반드시 사고야 마는데...
사실 정품인지 짝퉁인지를 정확히 판별할수 있는 안목을 가진 것도 아니고,
배로 부풀려 되파는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정품이 아니면 배상하겠다고 하니 필요한 서비스가 아닌가 싶었다.
자주 쓰진 않겠지만...
과연, 이 비즈니스 모델은 끝까지 살아남게 될 것인지 계속 지켜보고 싶어졌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이쁘다. 루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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